[공부가 쉬워지는 한국사 첫걸음] 1420년 세종, 집현전을 설치하다
학자들 길러 내고 학문을 연구하다
집현전에 인재를 불러들였어요

다음은 어떤 관청에 대해 설명한 글이야. 글을 읽고 이 관청의 이름을 알아맞혀 봐.

‘다른 관직으로 옮겨 다니지 않아도 승진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공부와 연구만 열심히 하면 된다. 공부할 책들이 부족하지 않고 수북이 쌓여 있다. 나라에서 펴내는 책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출근하지 않고 집이나 산에 가서 편하게 책을 봐도 월급을 평소와 똑같이 준다.’

세상에, 이런 곳이 어디에 있냐고? 바로 세종 때 생긴 ‘집현전’이라는 곳이야.

세종은 조선의 발전을 위해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신하들을 모아 놓고 물었지.

“조선의 학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훌륭한 인재를 키우고자 하오. 좋은 방법이 없겠소?”

“문과에 급제한 인재들을 집현전에 불러 모아 학문을 연구하게 하면 어떨까요?”

좌의정 박은이 의견을 냈어. 세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해했지.

본래 집현전은 고려 시대부터 있던 학문 연구 기관이야. 그러나 고려 충렬왕 때부터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이름뿐인 관청이 되고 말았어. 그러다가 조선 시대에 세종의 명령에 따라 궁궐 안에 집현전이 설치되었어. 집현전은 우수한 인재를 길러 내고 학문을 연구하는 일을 담당했어. 세종은 틈만나면 집현전에 들러 학자들을 격려했단다. 또 휴가를 주어 집이나 조용한 산에 가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지.

이런 세종의 보살핌과 배려로 집현전에 모인 학자들은 열심히 연구하여 조선의 학문과 문화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어. 다양한 분야의 책을 펴내고, 정치 자문과 왕실 교육에도 힘을 썼지. 정인지, 신숙주, 박팽년, 성삼문, 최항, 이개 등 뛰어난 학자들이 바로 집현전 출신이란다.

백성들을 위한 책도 펴냈어요

집현전에서 펴낸 책 중에 조선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있어. 어른과 아이, 남자와 여자, 양반과 평민 등 나이, 성별,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든 쉽고 재밌는 책이지. 이 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세종 때 경북 진주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어. 조정에서는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렸으니 엄히 처벌하자고 했어. 그런데 세종은 잘못을 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가르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책을 만들어 널리 읽히자고 한 거야.

세종의 뜻에 따라 이 책에는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세 가지의 내용이 담겨 있어. 이것이 바로 유교에서 ‘삼강’이라고 하는 군위신강, 부위자강, 부위부강이야.

군위신강은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로, 나라에 충성하라는 뜻이지. 부위자강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로,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뜻이야. 부위부강은 남편과 아내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로, 남편을 잘 섬기라는 뜻이란다.

《삼강행실도》는 이를 잘 지켜 본받을 만한 충신, 효자, 열녀를 110명씩 뽑아 그들의 업적을 소개한 책이야.

책은 모두 세 권이고, 한 권에 110명의 인물에 대해 기록하고 있어. 모두 330명에 대한 정보가 이 책에 담겨 있는 셈이지. 그런데 책 이름이 왜 《삼강행실책》이나 《삼강행실서》가 아니라 《삼강행실도》일까?

《삼강행실도》에서 ‘도(圖)’는 그림을 뜻해. 책에 글뿐만 아니라 그림도 들어 있다는 말이지. 즉 그림책이야. 그림으로 내용 설명이 가능하니까 글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 그러니까 조선 최고의 베

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거야.

/자료 제공: ‘공부가 쉬워지는 한국사 첫걸음-조선이 들어서다’(좋은책어린이)

■ 용어 비타민


문과: 과거 시험에서 유학 경전에 대한 지식과 논술을 시험하는 것을 말해. 문과에 합격해 관리가 된 사람을 문관이라고 불러.
급제: 과거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말해.
자문: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나 단체에 의견을 물어보는 것을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