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새들의 먹이 활동에 생태계 비밀이 있다고?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송남희 기자
어서 와, 여기는 꾸룩새 연구소야(정다미 글ㆍ이장미 그림)


‘펠릿’은 새가 먹이를 소화하고 입밖으로 게워내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펠릿을 찬찬히 살펴 보면 그 새가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 지역 생태 환경과 먹이사슬까지도 밝혀낼 수 있다. 최근 서점가에 선보인 ‘어서 와, 여기는 꾸룩새 연구소야’는 수리부엉이의 펠릿을 분해해 지은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생태에 관심을 갖게 이끌어 준다.

지은이 정다미는 ‘새박사’다. 일곱 살 때쯤 자신의 집 마당에 죽어 있는 새 한마리(‘바늘꼬리도요’)에서 시작된 관심은 새에 대한 모든 것을 관찰하고 수집하며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새에 대한 이러한 열정은 ‘펠릿 연구’로 진화한다. 사람들이 더럽다고 여기는 펠릿을 주워와 분해하고, 뼈를 맞추고, 깃털까지 대조해가며 수리부엉이의 먹이 활동을 탐구한 것. 그것이 고등학교 때의 일이었다. 지은이의 생태계 비밀 창고가 바로 ‘꾸룩새 연구소’다. 꾸룩새는 올빼미과 새들을 부르는 말. 지은이는 책에서 꾸룩소 연구소의 구석구석을 소개하며 갖가지 사연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전한다. 수리부엉이ㆍ칡부엉이ㆍ쇠부엉이 등 올빼미과 새들의 펠릿을 비교해서 볼 수 있는 펠릿 표본, 집쥐 머리뼈, 멧토끼 다리 등 온갖 ‘수리부엉이 잔존물 표본’이 자세한 그림과 함께 나열된다. 여기에는 제비의 죽은 몸에서 모은 2000여 개의 깃털 표본, 제비 둥지 수집물도 포함돼 있다.

책은 연구소 주변의 환경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더 나아간다. 둥지상자와 먹잇대를 만들어 새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가까이에서 새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팁도 제시한다. 이어서 독자들은 다미의 숲 탐험까지 동행한다. 탐조 활동을 위한 준비와 주의할 점, 숲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동식물, 그리고 동물들의 흔적 찾는 법 등이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수리부엉이의 펠릿을 가져와 분해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펠릿을 물에 적셔 핀셋으로 분해하는 작업부터 잡아먹힌 동물의 먹이는 무엇인지도 훑는다. 본문에 나오는 지은이의 오랜 친구 꾸룩이는 실재 존재하는 ‘법흥리 수리부엉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글과 기막히게 어우러지는 그림에 있다. 글에서 소개된 수십 종의 새와 동물들이 정감 있는 그림으로 되살아나 생태의 비밀을 파헤침과 동시에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도 독자들의 가슴에 심어준다.(한겨례아이들 펴냄ㆍ값 1만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