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노래처럼 읽다 보면 그려지는 한 편의 수채화!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송남희 기자
‘들꽃초등학교’등 따뜻한 동시집을 여러 권 펴냈던 전병호 선생(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이 17년만에 첫 동시집 ‘자전거 타는 아이’를 세상에 내놓았다. 지은이가 일상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세계,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쓴 작품, 임진강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며 어린이들을 가르칠 때 쓴 60편을 5부에 나눠 실었다.

“시조는 우리 민족의 정형시이어요. 글자수가 45자 안팎이며 3장 6구 12음보로 되어 있어요. 고려 말에 생겨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니 7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시조에는 조상들의 삶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시조는 우리 민족이 가진 값진 정신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것이 내가 동시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동시조는 어린이들을 독자로 해서 쓴 시조를 가리켜요.”

전병호 시인이 ‘시인의 말’에서 밝혔듯이 동시조는 ‘노래처럼 읽는 시’라고 말할 수 있다.

먼저 책 제목이기도 한 ‘자전거 타는 아이’를 보자.

“자전거 탄 아이가/유채밭을 지나간다// 샛노란 꽃물결에/자전거가 푹 묻히고// 아이의 파란 모자도/떠가다가 묻혔다// 강바람이 부는지/ 꽃물결이 출렁출렁// 그때 튕겨 나왔다/빨간 댕기 새 한 마리//휘파람 길게 불면서/점 되어 날아오른다”

이 동시조를 흥얼거리다 보면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수채화)이 절로 머릿속에 그려진다.

마찬가지로 1부에 실린 ‘해가 사는 집’도 노래 부르듯 한 번 낭송해 보자.

“노을 지는 산 너머에는/해가 사는 집이 있지.// 날 저물면 해가 와서/곤한 잠을 자는 그 집.// 깊은 산 동물들도 와/함께 모여 자는 그 집.”

저녁 무렵 해가 지는 풍경을 묘사한 이 동시조는 산 너머로 사라진 해에게 집이 있다는 또 다른 상상을 더했다. 게다가 그 집에 산 속 짐승들도 찾아가 함께 모여 잔다니! 이 얼마나 따뜻한 밤 풍경인가?

동시조집에서 시인이 1~3부에서 그려낸 세계는 ‘자연 안에서 함께하기’다. 반면에 4, 5부는 색깔이 다르다. 특히 5부는 분단에 대한 아픔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시인의 따뜻한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작품‘휴전선 눈’에서는 휴전선을 마주하고 있는 남북한에‘눈싸움’이라는 놀이 요소를 비틀면서 분단과 전쟁의 폭력성을 한번에 무력화시킨다. 시인은 “문자 속에 갇혀 있지 않고 어린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면 동시조는 아주 생기가 넘치는 문학 장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청개구리 펴냄ㆍ값 1만 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