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동시로 빚은 자연과 옛이야기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송남희 기자
5월은 어린이달이다. 어린이들의 정서를 아름답고 곱게 가꿔 줄 문학동네 동시집 60번째 권과 이오덕 동시선집, 그리고 등단 30년 만에 첫 동시집을 내놓은 한겨례 동시나무 여섯 번째 동시집을 나란히 소개한다.

‘눈치 보는 넙치’(강기원 동시ㆍ한겨레이아들 펴냄)는 ‘한겨레 동시나무’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다. 그의 동시집에서는 개구리발톱, 각시달팽이, 해오라비난초 등 우리말이지만 생소한 명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시인이 자연 속에서 찾아낸 재미있는 동물과 식물의 이름으로 말놀이하는 동시 53편이 1~3부에 나눠 담겼다. 동시 속 등장 동물과 식물의 이름을 조용히 읊조리다 보면 미처 잘 몰랐던 우리말의 아름다움까지 새삼 느끼게 된다.

‘설라므네 할아버지의 그래 설라므네’(박철 시ㆍ김민준 그림ㆍ문학동네 펴냄)는 ‘문학동네 동시집’ 60번째 권이다. 오랫 동안 ‘어른을 위한 시’를 써 온 그가 등단 30년 만에 내놓은 첫 동시집이다.

책 제목 ‘설라므네’는 별 뜻이 없는 군소리지만, 대표적인 이북 사투리이기도 하다. 이처럼 동시집에는 어린이들이 겪어 보지 못한, 자신의 어렷을 적 얘기들을 푸짐하게 풀어 놓았다. 예를 들어 “엄마와 아빠는 지금도 싸운다// 30년 전 학교 담벽락에 누가 낙서했나며// 엄마가 아빠를 좋아한다고”(‘낙서’ 전문) 긴 시간을 원료로 삼은 동시 속 이야기들은, 때때로 그 주인공이 어린 엄마와 어린 아빠이기에 더 재미나게 읽힌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는 아이도 기꺼이 빠져들 수 있다.

‘우리 선생 뿔났다’(동시 이오덕ㆍ그림 박건웅ㆍ고인돌 펴냄)는 ‘아이들의 영혼을 살리는 작가’ 이오덕 선생이 남긴 네 권의 동시집에서 가려 뽑은 시들을 엮었다. 1부 ‘별들의 합창’은 1950~60년대 농촌에서 가난하지만 참되게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활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3부 ‘까만새’에는 농촌 아이들의 일하는 생활의 괴로움과 참됨을 담은 동시가 실렸다. 그리고 마지막 4부 ‘우리말 노래’는 우리말 우리글을 살려야 겨레가 산다는 것, 앞날에 대한 꿈과 희망을 나타낸 작품이 가득 실렸다. 따라서 이들 동시는 자연이 파괴되고, 생명이 경시되는 지금 시대에 더 절실하게 읽힌다.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읽어도 좋은 이유다.

<숲의 귀>

숲속엔 듣는 귀들이 많아

말조심해야 해

노루귀, 범의귀, 까마귀, 사마귀, 개똥지빠귀……

모두들

귀 쫑긋 세우고 다 듣는다니까

방귀도, 콧방귀도 뀌면 안 돼

나무들까지 가장귀 세우고

낱낱이 들어

그뿐인 줄 알아?

나뭇잎 아니고 나뭇입들이

소곤소곤 다 이른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