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유물에 얽힌 이야기 읽다보면 '박물관은 내친구'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송남희 기자
‘알고 봐도 재미있고 모르고 봐도 흥미로운 우리 유물 이야기’(강창훈 지음·웃는돌고래 펴냄)

'간송미술관에는 어떤 보물이 있을까?'(김민규 글·조원희 그림·토토북 펴냄)

‘박물관’. 오래된 유물이나 문화적, 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수집해 보관하고 전시하는 곳이다. 하지만 박물관은 찾는 많은 어린이는 전시 작품에 스스로 집중하지 못한다. 학교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찾다보니, 유물 자체보다는 그 아래 설명문을 베껴 적는 게 더 급해서다. 이런 가운데 어린이들이 박물관 유물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도록 이끌어 주는 책 두 권이 최근 나란히 선보였다.

‘알고 봐도 재미있고 모르고 봐도 흥미로운 우리 유물 이야기’(강창훈 지음ㆍ웃는돌고래 펴냄)에는 모두 서른 점의 유물이 나온다. 1부에서는 우리가 먹고 입고 살아가는 일상에 얽힌 유물 열 다섯 점을, 2부에서는 제사나 예술 같은 영역에서 쓰였던 열다섯 점을 다룬다. 그런데 여느 역사 교양서와는 다르다. 지은이는 유물의 사진을 먼저 보여 주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예를 들어 첫 유물을 소개하며 “볼일이 급하니, 호자를 대령하라!”며 재미있게 생긴 유물 하나를 사진으로 보여준다. 입을 아, 벌리고 있는 호랑이 모양의 그릇이다. 그런데 이게 남자 어른들의 휴대용 소변기라는 걸 알고 나면 콧구멍 아래 살포시 그어 놓은 호랑이 콧수염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지은이는 머릿말(들어가며)에서 각 이야기의 첫 장을 열면 왼쪽에 유물 사진이 나오는데, 오른쪽에 나오는 설명은 잠시 가려 두고 일단 유물만 보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차근차근 각 유물에 얽힌 옛날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어느새 유물 읽기 실력이 늘었음을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 자꾸만 박물관에 가보고 싶은 욕구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간송미술관에는 어떤 보물이 있을까?’(김민규 글ㆍ조원희 그림ㆍ토토북 펴냄)에는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이 한 점 한 점 되찾은 우리 유물 이야기가 한가득 담겨 있다.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겸재 정선의 작품들부터 훈민정음 해례본까지 미술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섬세하게 살핀다. 기와 집 열채와 맞바꾼 청자, 작품 구입에 들였던 돈보다 수리 비용이 더 컸던 심사정의 그림 이야기 등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된다. 간송미술관은 일제 강점기를 비롯해 전형필 선생이 자신의 재산을 털어 문화재를 사들여 보관하기 위해 세운 ‘보화각(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