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 체험학교 한국 대표 관광지 100] 과거·현재가 공존하는 시간여행 명소②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송남희 기자
추석(24일)이 코앞이다. 역사의 흔적과 문화의 향기가 서린 곳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기 좋을 때다.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에 이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 명소’3곳을 소개한다. 서산의 해미읍성과 진주성, 경주 동궁과 월지&첨성대다.

△서산 해미읍성-천주교 박해 역사가 서린 조선시대 대표 읍성

해미읍성은 낙안읍성, 고창읍성과 함께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읍성이다. 둘레 1.8km, 높이 5m에 이르는 해미읍성(사적 제116호)은 현재 국내에 남은 읍성 중 원형이 잘 보존된 곳으로 꼽힌다.

왜적을 막기 위해 1417년(태종 17)부터 1421년(세종 3)까지 쌓았고, 완전한 규모를 갖춘 것은 1491년(성종 22)이다. 충무공 이순신도 1579년(선조 12) 훈련원 교관으로 부임해 10개월가량 근무했다고 한다. 성 안에 동헌, 객사, 민속 가옥이 자리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곳에는 그러나 1790년대부터 100년 가까이 계속된 천주교 박해의 역사가 서려 있다. 읍성 안 감옥 터에 천주교 신자들의 손발과 머리채를 매달아 고문하던 회화나무(충남기념물 172호)가 남아 역사를 증언한다. 읍성 가까이에는 충청 지역 무명 순교자를 기리는 해미순교성지가 있다. 1866년(고종 3) 병인박해 이후 1882년(고종 19) 사이에 이루어진 천주교 박해 때 신자 1000여 명이 생매장을 당한 곳이다. 해미천 일대는 1985년 해미 본당 설립 이후 성역화 사업이 진행돼 전국의 천주교인들이 찾는 순례지가 되었다. 이런 사연으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았을 때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매년 가을이면 ‘서산해미읍성축제’도 열린다. 올해는 ‘해미읍성 600년 조선 시대 시간여행’을 주제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펼쳐진다.

여행정보

-서산문화관광: www.seosan.go.kr/tour/index.do

-해미순교성지: www.haemi.or.kr

△진주 진주성-임진왜란 3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 격전장

진주성(사적 제118호)은 한산도대첩, 행주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진주대첩의 격전장이었다. 왜군과의 2차 진주성 전투(1593년)에서 7만여 명이 최후까지 항쟁하다 순국한 가슴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이때 논개가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해 충절을 다한 곳으로 유명하다. 진주성 안에는 촉석루와 의암, 김시민장군 전공비, 의기사, 국립진주박물관 등 여러 문화재와 시설이 있다. 영남 제일의 누각으로 꼽히는 촉석루는 1241년(고려 고종 28년)에 창건해 임진왜란 중 진주성을 방어하는 지휘본부로 쓰였다.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60년에 복원했다. 미국 CNN이 한국 방문 시 꼭 가보아야 할 곳 50선에 선정하기도 했다.

촉석루 아래로 내려가면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몸을 던진 ‘의암’을 볼 수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고(故) 김수근 선생 작품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나지막한 건물은 진주성 전체 경관 속에 자연스럽게 섞이고 녹아든다. 진주성과 남강은 매년 가을이면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장이 된다. 축제는 진주대첩에 기원을 두고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남강에 등불을 띄워 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하고 성 밖 지원군과의 군사신호로 풍등을 올리며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두루 사용한 것이 유래다. 축제 기간 중 소망등 달기 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마련된다.

여행정보

-진주시 문화관광: tour.jinju.go.kr

-진주성관리사업소: castle.jinju.go.kr

△경주 동궁과 월지 & 첨성대- 신라 문화, 그윽한 야경과 어우러져

경주는 그윽한 야경을 즐기기 좋은 도시다. 해질 무렵 동궁과 월지를 시작으로 월성과 첨성대를 거쳐 대릉원 지구까지 둘러보면 경주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야간 조명은 일몰 후부터 밤 10시까지 들어온다. 경주 야경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월성 지구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경주 역사유적 지구’ 5곳 중 한 곳으로 신라 궁궐이 있던 월성, 경주 김 씨의 시조 김알지가 태어난 계림, 첨성대, 동궁과 월지까지 아우른다. 걸어서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서로 가깝고, 교동최씨고택이 자리한 교촌마을도 지척에 있어 함께 둘러보아도 좋다.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라는 이름이 생소하다면 ‘안압지’는 어떤가? 우리가 알고 있는 안압지의 정식 명칭이 동궁과 월지다. 안압지라는 이름은 신라가 멸망하고 화려했던 건물과 연못이 폐허가 되자 오리와 기러기가 유유히 날아다닌다고 해서 조선의 시인묵객들이 부른 이름이다. 동궁은 태자가 살던 신라 왕궁의 별궁이고, 월지는 동궁 안 연못이다. 연못은 동서 200m, 남북 180m, 둘레 1000m로 아담하지만 가장자리에 굴곡이 많아 어디에서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동궁과 월지에서 첨성대(국보 제31호)까지는 걸어서 10여 분 거리다. 본격적으로 야경 여행에 나서기 전, 가까운 교촌마을에 먼저 들러보아도 좋다. 조선 시대 400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경주 최 부자 가문의 고택 관람 마감은 오후 6시다.

여행정보

-경주 문화관광: guide.gyeongju.go.kr/deploy

-경주愛(경주시 공식 블로그): blog.naver.com/gyeongju_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