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이야기] 한국인의 필수품 '이태리타월'
우리나라 사람들이 목욕탕에 갈 때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반드시 챙기는 물건이 하나 있다. 장갑을 끼듯 손을 넣어 몸의 때를 '박박' 벗기는 이태리타월이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인의 목욕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이 때밀이 수건에 이태리(이탈리아)란 다른 나라 이름이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태리타월은 1962년 부산에서 수건 공장을 했던 김필곤 씨가 발명했다.

그로부터 몇 년 전 김 씨는 새로운 수건을 개발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비스코스 레이온이라는 천을 수입해 왔다. 하지만 이 천이 워낙 까칠했던 까닭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몇날 며칠을 밤을 새워 가며 고민하던 김 씨는 어느 날 새벽 홀로 목욕탕을 찾았다. 탕에서 나와 자리를 잡고 몸을 씻으려고 하는 순간 아이디어 하나가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 까칠한 천으로 피부를 밀면 때가 더 잘 나올 거야!"

드디어 새로 수입해 온 천의 쓰임새를 찾은 것이다. 까칠한 천 조각을 가지고 다시 목욕탕을 찾은 김 씨는 직접 몸을 문질러 보았다. 예상대로 때가 술술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김 씨는 친척들과 이웃 사람들에게도 이 천 조각을 나눠 주며 목욕탕에서 써 보게 했다.

"이것만 있으면 때 벗기는 게 일도 아니네요!", "우리 어머님, 아버님께도 선물해야겠어요. 하나만 더 줘요."

사람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새로운 때밀이 수건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이에 힘을 얻은 김 씨는 손에 끼워 때를 밀기 좋도록 이 까칠한 천으로 사각형 주머니를 만들어 특허를 냈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천으로 만들었다고 하여 이름은 이태리타월로 지었다.

이태리타월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무섭게 팔려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1950년대까지만 해도 목욕탕은 명절 때에야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목욕탕에 한 번 가면 몸의 때를 말끔히 벗겨 내려고 온갖 방법을 썼다.

수건을 돌돌 말거나, 수건 안에 돌을 넣어 몸을 문질러도 때는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작은 이태리타월로 누구나 쉽게 목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이태리타월은 '깔깔한 섬유로 된 때를 미는 데 쓰는 수건'을 뜻하는 표준어로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다. 또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선 우리나라에 와서 꼭 사가야 하는 한국 대표 상품으로도 이름이 높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ㆍ영동대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