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풀잎'
풀잎

이유정

풀잎도

숨을 쉬고

풀잎도

말을 한다.

길옆, 흔한 풀 한 포기라도

어떻게 그냥 지나치겠어.

‘풀잎도 숨을 쉬고 풀잎도 말을 한다’니 풀잎도 사람처럼 인격을 갖추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요. 그럼에도 풀잎은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아요. ‘풀잎+이’라고 하지 않고 ‘풀잎+도’라고 조사 ‘도’를 써서 표현한 것은 풀잎도 인격이 있는 존재에 속하며 그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 것이어요.

어쩌면 우리는 한 잎 풀잎인지 몰라요. 이 세상에 다 같이 목숨을 받아 귀하게 태어났지만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그런 풀잎 말이어요. 단 한 번도 자기의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풀’이라고 불리어지는 작고 소외된 것들. 그 쓸쓸함을 누가 알고 있나요. 세상에 오진 한 사람, 시인만이 풀 한 포기마다 눈을 맞추어주고 있어요.(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이유정 시인은 2006년 ‘아동문학세상’ 신인상에 동시가 당선되었어요. 동시집 ‘사라진 물고기’ㆍ‘첫눈에 반했어요’를 펴냈고, 2012년 ‘아름다운 글 문학상’을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