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모양 ‘송편’… 소망의 씨앗?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이경진 기자
송편을 소개합니다

추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달’과 ‘송편’이다. 한가위 전날, 둥근 달을 보며 가족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송편을 빚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흐뭇하다. 송편은 언제부터, 누가 만들었을까? 송편은 지역마다 종류가 같을까? 우리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아 송편의 모든 것을 담았다.<추석 관련 기사 4면에>

△송편의 뜻?송편은 멥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익반죽)해 콩과 깨 등 갖가지 소를 넣고 모양을 만들어 찐 떡이다.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글로 ‘솔떡’이라고 한다. 송편을 익힐 때 솔잎을 깔고 찌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원래 송편은 소나무 송(松)과 떡 병(餠)자를 써서 ‘송병’이라고 불렀는데, 조선 후기 때부터 자연스레 송편으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송편의 유래는?송편이 언제부터 전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고려 말의 학자인 이색의 산문집 ‘목은집’에 “팥으로 속을 채운 떡을 먹었다.”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시대 때 송편이 일반화되었다고 보기도 한다.‘동국세시기’에는 “중화절(2월 1일)에 송편을 만들어 노비에게 나이 수대로 나눠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적고 있다. 이 떡을 ‘나이떡’이라 불렀다.

△송편이 반달 모양인 이유?옛날 농경사회에서는 달이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달의 변화에 따라 농사를 지었기 때문. 따라서 송편은 달의 모양을 본떠 빚게 됐다. 팥이나 밤 등 소를 넣기 전에는 보름달 모양이, 소를 넣으면 반달이 된다.

송편을 반달 모양으로 빚게 된 유래도 ‘삼국사기’에 전해진다. 백제 의자왕 시절, 궁궐 땅속에서 거북이 등이 나왔다. 여기에는 ‘백제는 만월(둥근달)이라 기울것이고, 신라는 반월이라 점점 흥할 것’이라고 씌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 예언대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 이후 후세 사람이 송편을 반달 모양으로 빚어 먹었다고 한다.

△송편에 대한 속설속설 중 많이 알려진 것 중 하나가“처녀가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좋은 신랑을 만나고, 임산부가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가 있다. 또 “덜 익은 송편을 깨물면 딸을 낳고, 잘 익은 송편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한편, 송편을 찔 때 솔잎을 밑에 까는 건 여러 의미가 있다. 떡끼리 달라붙게 하지 않으려는 것도 있지만, 솔잎에 들어있는 살균 효과 때문이다. 소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10배나 강한 살균 무질을 내뿜는다. 그 때문에 솔잎을 깔고 떡을 찌면 떡이 잘 상하지 않는다.

△각 지역의 대표 송편은?팥송편ㆍ깨송편ㆍ잣송편, 쑥을 넣어 만든 쑥송편, 소나무 껍질을 넣어 만든 송기송편…. 송편은 추석의 대표 음식인만큼 지역별로도 맛과 모양이 다양하다. 서울ㆍ경기 지역은 알록달록한 빛깔의 ‘오색송편’이 대표적이다. 쑥과 오미자, 치자 등 천연색을 넣어 한 입 크기로 작게 빚는 것이 특징이다. 전라도 지역은 ‘모시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쫄깃한 맛에 쉽게 굳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꽃모양으로 반죽을 빚어 송편위에 올려 찌는 ‘꽃송편’도 이 지역의 특징적인 송편이다. 강원도는 ‘감자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감자녹말로만 만들어 반투명한 색을 띈다.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도록 만들어 ‘손도장 송편’으로도 불린다. 송편 속에 무생채를 넣는 ‘무송편’도 이 지역의 송편 중 하나다. 경상도의 송편은 모양이 투박하고 크다. 그중 ‘칡송편’은 멥쌀가루에 칡가루를 섞어 큼지막하게 빚어낸다. 소는 강낭콩과 팥을 넣는다.

충청도에서는 단호박을 이용해 ‘호박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보름달이나 반달 모양으로 빚는 다른 지역의 송편과 달리 호박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제주도는 비행접시 모양의 ‘완두콩송편’이 있다. 달짝지근한 초록 소가 입맛을 자극한다. 이 밖에 강원도는 팥소를, 전라북도는 깨소를 넣은 ‘도토리송편’을 먹는다.

한편, 북한 지방에서는 보통 송편 크기보다 3~5배 큰 송편을 빚어 먹는다. 평안도 지역의 경우 조개 모양으로 예쁘게 빚는 ‘조개송편’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