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같은 큰 사랑 배웠어요
[엔짱] 아제르바이잔 체험일기 쓴 바다 <1> 16시간 동안의 갈등

아무렇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렇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아무렇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렇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세상 모든 일에 아무렇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 모든 일, 주님이 허락한 일을 제외하고
그 어떤 일에도 귀를 열지 않고
심지를 달리하지 않기를
소녀야.
아주 어린 시절 그 소나무 숲에서 불어오던
그 바람을 너는 기억하니.
오는구나 그날들이...내게
그러나 또 나는 돌아올 것이라 했다.
하느님을 사모하던 한 소녀가 오늘 이렇게
지쳐 있음을 하느님 살펴주소서...

-바다가 아제르바이잔서 쓴 일기장의 첫 장에서-

아이들 그룹 S.E.S의 리더에서 이제는 당당히 홀로 선 가수 바다. 바다는 얼마 전 지구 반 바퀴 너머에 있는 나라 아제르바이잔을 다녀왔다. 절친한 벗, 고 이은주를 잃은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바다는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는 곳, 아제르바이잔을 향해 떠났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잠기기보다 자신의 사랑을 기다리는 또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떠난 바다의 심정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바다는 아제르바이젠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이런 말을 했다. “아제르바이잔이 아직도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해서 위험하다며 안 갈 수는 없었어요. 어차피 사고가 날 운명이라면 집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마찬가지이잖아요. 두려움 같은 것은 없어요”라고.

바다는 4월3일부터 10일까지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活?자원봉사 요원 자격으로 ‘바람의 딸’ 한비야씨 등 10여명의 스태프와 함께 아제르바이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바다는 그 곳에서 전쟁 고아들의 처참한 환경 때문에 때론 오열했다. 또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눈빛에서 희망을 보기도 했다.

아제르바이잔서 아이들과 보낸 값진 일주일…전쟁터서 쓴 희망일기 "인간 바다의 이야기"

바다는 아제르바이잔에서 보낸 일주일을 일기로 기록했다. 바다가 가지고 간 아이보리색 가죽 수첩 안엔 친구와 함께 찍은 스티커 사진도, 그 곳의 들판에서 따다 말린 이름모를 꽃잎도 예쁜 책갈피처럼 끼어져 있었다.

바다의 일기장에 새겨진 또박또박한 글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곤함과 슬픔, 가슴 아픈 현실을 반영하듯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서 손글씨로 기록?일기는 그녀의 아픔과 고민, 그리고 희망을 가슴 떨리게 전해주고 있었다.

바다는 그 예쁜 마음이 담긴 일기장을 스포츠한국에 보내왔다. 바다의 아제르바이잔 체험기를 스포츠한국 독자들과 조금이나마 나누고자 체험기를 요청한 데 대해 바다는 선뜻 응해주었다. 스포츠한국은 앞으로 바다가 아제르바이잔에서 보낸 값진 일주일을 지면을 통해 3일자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소개할 예정이다.

문득 바다의 일기장 마지막장에 자리한 말이 진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저는 너무 작고 못난 사람, 그래서 사람입니다.”

가수 바다가 아닌 사람 바다의 이야기다.

/이인경기자 lik@sportshankook.co.kr

입력시간 : 2005-05-02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