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뿌까' 탄생시킨 김부경 부즈 사장
"미키 마우스 인기 뿌까가 따라잡는다"
전통적성개념 바꾸고 싶어 당돌한 여자 캐릭터 만들어
작년 130 개국 1400억원 수익


“뿌까가 미키 마우스의 인기를 누르는 날이 올 거예요.” 김부경 사장이 자신이 만든 캐릭터 ‘뿌까’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국산 캐릭터 ‘뿌까’. 둥근 얼굴에 가느다란 눈, 찐빵 두 개를 얹은 것 같은 머리 모양이 앙증맞다. 현재 130여 개국 어린이들의 가방과 공책, 물통 등을 장식하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종횡무진 활약하는 바쁜 몸. MBC가 지난달 26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애니메이션 ‘짜장 소녀 뿌까’에서도 주인공으로 나온다.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사랑받는 뿌까를 만든 사람은 캐릭터 사업을 하고 있는 김부경(35) 부즈 사장.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뿌까가 뭐냐고요? 별 뜻은 없어요. 발음하기 쉽고 재미있지 않나요?”

뿌까라는 이름을 갖게 된 내력은 손가락 하나로 검객들을 혼내 주는 쿵푸의 달인이자 번개 같이 빠른 자장면 배달 실력을 자랑하는 뿌까만큼이나 재미있고 엉뚱했다. 회사 이름 역시 김 사장 자신이 좋아하는 V자를 넣어 부르기 쉽게 부즈(VOOZ)로 지었다고 한다.

뿌까는 어떻게 해서 태어나게 됐을까?

“여자는 얌전, 남자는 적극적이라는 전통적인 성 개념을 바꾸고 싶었어요. 주인공의 생김새는 중국 여자 어린이처럼 꾸몄죠.”

처음부터 수출을 겨냥해 만들었기 때문에 뿌까는 한국인보다는 동양적 이미지를 갖게 됐단다. 중국집 거룡반점의 막내딸 뿌까는 저돌적이고 당찬 캐릭터다. 검객 집안의 후손인 가루를 좋아해 막무가내로 애정을 표현하는 귀여운 소녀이기도 하다.

“동생과 함께 처음 뿌까를 기획하고 상품화하기 위해 애쓰던 3 년간은 하루 종일 뿌까만 생각했어요. 밥을 먹으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온통 뿌까였죠.”

좋아하는 일이었기에 며칠 꼬박 밤을 새워도 힘들지 않았다.

김 사장은 27세 때인 1999년 동생(김유경씨,현 부사장·34)과 함께 목동의 작은 오피스텔에 컴퓨터 2 대를 들여놓고 캐릭터 사업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미키 마우스에 버금가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동생과 통한 것. 당시에는 캐릭터 산업이란 말도 거의 없었다.

둘이 머리를 싸매고 30여 개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뿌까는 그 가운데 두드러진 야심작이었다. 지난 2000년 1월 야후,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온라인 카드 서비스를 하며 뿌까는 서서히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귀엽고 재미난 이 캐릭터는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상품에 등장해 큰 인기를 누리며 지난 한 해만 1400억 원을 벌어들인 효녀가 됐다. 이 가운데 90 %의 수익이 유럽과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 전세계 130여 개 나라에서 거둬들인 것.

인터뷰 도중 “뿌까 봐야 해요.”라며 텔레비전을 켜는 모습이 천진난만한 어린이 같았다. 텔레비전에서는 이미 외울 만큼 여러 번 봤다는 ‘짜장 소녀 뿌까’가 방송되고 있었다.

김 사장은 초등학교 시절 종이만 보면 그림을 그리거나 동네방네 놀러 다니기를 좋아했지만, 웬만한 동화책 전집은 다 읽었을 만큼 책을 좋아하는 소년이기도 했다. 뿌까 온라인 카드와 애니메이션 등 곳곳에서 발견되는 그의 기발한 상상력들은 책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

“뿌까 뿐 아니라 별주부전을 토대로 한 토끼와 거북이 ‘묘앤가’, 깡통과 동물을 합쳐놓은 캐니몰 등의 캐릭터들이 있어요. 캐릭터 디자인은 끊임없는 상상력을 필요로 하죠.” 아직은 뿌까에 힘을 쏟지만 점차 다른 캐릭터들에게도 정성을 기울일 예정이다. 김 사장의 꿈은 동생과 만든 캐릭터가 미키 마우스에 버금가는 위치로 우뚝 서는 것이란다.

“누구나 남보다 뛰어난 점이 있어요. 요즘 연예인이란 직업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데, 인기 있는 것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남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사장은 자신처럼 어린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꼭 맞는 분야와 직업을 찾았으면 한다며 이렇게 당부했다.

“친구가 피아노 친다고, 태권도 한다고 나도 그것들을 꼭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지요.”


글=최지은 기자 wind@snhk.co.kr
사진=이존환 기자 m@snhk.co.kr


입력시간 : 2007-07-31 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