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한자 신동 김지우(은혜초등 1) 군
공부 비결이요? '글자' 재미 있다 느끼면 힘들지 않아요!
국가 공인 한자 1급 자격 최연소 합격··· 하루 2 시간 매달려 '독학'
수십 번 읽고 쓰기 반복··· "모르는 글자 알아가는 것이 제일 큰 기쁨"


‘한자 신동’이 나타났다.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성인들도 어려워하는 한자 자격 1급 자격증을 당당히 따냈다. 서울의 은혜초등학교 1학년 김지우 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김 군 집을 찾아가 남다른 한자 사랑과 공부 비결을 들어봤다.

국내 최연소로 대한 검정회의 국가 공인 한자 급수 자격 검정 1급을 따낸 한자 신동 김지우 군이 자격증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한자 공부 비결이요?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반복해서 쓰고, 읽고, 외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김지우 군은 대한 검정회가 지난 3월 말 발표한 제38회 국가 공인 한자 급수 자격 검정 1급 합격자 명단에 역대 최연소(만 7 세) 나이로 이름을 올렸다.

3500 자 정도의 한자를 알아야 합격할 수 있는 1급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대한 검정회에 따르면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하는 4학년 정도 실력이다. 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는 졸업 논문을 대신할 만큼 그 위력이 크다.

이처럼 어려운 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했음에도 김 군의 공부 비결은 너무도 평범했다. 개구쟁이처럼 장난 많고, 호기심 많은 행동도 여느 1학년짜리 어린이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김 군이 한자를 공부한 것은 만 5 세 때인 지난 2006년 봄 무렵. 텔레비전에서 인기를 모은 한자 학습 애니메이션과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한자 배우기 게임을 접하면서 한자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자를 재미있어 하는 것을 보고 어머니 이현미(34) 씨가 사다 준 한자 책을 손에서 뗄 줄 몰랐다.

“글자가 한글과는 달리 희한하고, 재미있어 보이잖아요. 다음 단계는 더 재미있는 글자가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게 됐어요.”

김 군은 모르는 글자를 배우는 게 마치 컴퓨터 게임에서 한 단계씩 높아지는 것처럼 재미있었다고 했다. 하루도 2 시간 정도 빠짐없이 책에 매달리며 독학할 수 있는 이유였다.

독학으로 한자 자격 1급에 오른 김지우 군이 공부한 한자 책. 10 년 이상 된 듯 낡은 책은 김 군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를 잘 보여 준다.

김 군이 공부한 10여 권의 한자책은 하나같이 중고 책방에서도 팔 수 없을 정도로 손때가 묻어 있다. 수십 번씩 쓰고 읽기를 반복해서 떨어진 겉장을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여 놓았을 정도다.

한자 공부를 시작한 지 3 개월여 만에 김 군은 한자 어문회에서 실시하는 전국 한자 능력 검정 7급 시험에 통과했다. 이어 11월에 6급, 2007년 4월에 4급까지 올랐다. 2007년 7월에는 역시 최연소로 2급까지 따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 군이 이처럼 한자 신동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모르는 한자를 보면 스스로 뜻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문자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가진 것도 한몫을 했다.

실제로 김 군은 3 세 때 혼자서 한글을 익혔다. 낱말을 몇 개씩 알아 가는 것이 아니라 자음과 모음이 만나 글자를 이루는 원리를 스스로 깨우쳤다고 한다. 요즘 배우는 영어 역시 남들보다 빠르게 익히고 있다.

김 군의 어머니는 “입학하기 두 달 전부터 영어를 가르쳤어요. 하루는 학원 선생님이 ‘동사는 움직임을 설명해서 동사고, 형용사는 모양을 설명하는 거죠?’라고 지우가 물어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들려 주었다.

대한 검정회의 사범 시험과 한자 어문회의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요즘도 하루에 1 시간씩 한자 공부를 한다는 김 군은 여전히 모르는 한자를 알아가는 것이 제일 큰 기쁨이란다.

“획수가 특히 많고, 희한하게 생긴 한자를 만나면 반가워요.”

다른 친구들을 위해 한자 공부 비결을 들려 달라고 하자 김 군은, “열심히 쓰고, 외우는 것 말고는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한참을 있다 무엇인가 떠오른 듯 다시 입을 열었다.

“글자를 재미있게 느끼면 힘들지 않아요. 그러니까 글자가 그림처럼 예쁘다고 생각하거나, 희한하게 생겼다고 자꾸 생각해 보세요.”


윤석빈 기자 binys@snhk.co.kr


입력시간 : 2008-05-06 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