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싶었습니다] '민요신동' 송소희(충남 예산군 덕산초등 5)양
"우리 나라 대표하는 국악인될거예요"
시조창·가야금·고전 무용 등 기초부터 차근차근… '인간문화재' 꿈 무럭무럭

윤진 기자 jlife@snhk.co.kr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연평 바다에 어허헐싸/ 달바람 분다 얼싸 좋네/ 하아 좋네 군밤이요/ 에헤라 생률 밤이로구나.’

군밤타령을 부르는 모습이 야무지고 앙증맞은 충남 예산군 덕산초등학교 5학년 송소희 양. ‘민요 신동’으로 널리 알려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소희 양을 강남구 역삼동의 한 국악예술원에서 만났다.

소희 양은 일주일에 두세 번 이곳에 와서 이호연(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선생으로부터 전통 민요의 근본부터 다시 배우고 있는 중이다.

“2008년은 저에게 큰 기쁨을 준 해였어요.”

소희 양은 지난해 SBS 스타킹, 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 KBS 전국 노래 자랑 연말 결선 대회에선 대상을 차지하며 2008년을 멋지게 마무리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이름이 알려지면서 바빠졌지만 문화재급 국악인에게 사사 받을 기회가 생기는 등 얻은 것도 많았다. 무엇보다 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디딤돌은 하나 더 놓은 것 같아 기쁘단다. 우쭐하다기보다 나이답지 않게 의젓한 편이다.

소희 양의 꿈은 오로지 인간문화재. 민요에 뜻을 두었으니 최고봉에 오르고 말겠다는 욕심이다. 이와 함께 대학 교수가 되어 후배들을 기르고 싶다는 다부진 계획을 밝힌다.

소희 양은 다섯 살 때 국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국악 학원’ 간판을 본 게 계기였다. 그 자리에서 엄마를 조른 끝에 학원에 들어가 바로 등록했다.

“누구나 흔히 배우는 피아노, 바이올린보다는 독특한 것을 하고 싶었죠. 어렸을 때부터 튀기를 좋아했었나 봐요.”

소희 양이 나이에 비해 높은 실력을 쌓은 데는 타고난 재능과 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민요를 좋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기 때 자장가 대신 ‘아리랑’을 들으며 잠들었을 정도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민요 부르기를 즐기는 아버지 송근영 씨에게서 확실한 조기 교육을 받은 셈이다.

“민요는 음이 정말 다이나믹해요. 노래마다 각기 개성과 줄거리가 있어 질리지 않지요. 또 여러 사람이 주고받으면서 같이 노래할 수도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면 마음도 통하고 재미있어요.”

민요의 장점을 늘어 놓던 소희 양은 이젠 동요나 가요를 불러도 민요 가락이 섞여 나와 듣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며 해맑게 웃는다.

스승인 이호연 국악인은 “소희는 목소리가 맑고 높아 민요를 잘할 소질을 타고 났어요. 음감도 뛰어나 모르는 노래도 한 번 들으면 바로 받아들여 따라 부르지요. 방울목(판소리 창법 중 노래를 부를 때 감칠맛 나게 꺾고 굴러가는 소리)도 뛰어나요.”라며 제자를 칭찬했다.

하지만 아무리 고운 보석이라도 다듬지 않으면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 법. 소희 양은 전문 국악인이 되기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어린이가 민요를 제법니 귀여워서 주목을 받은 정도였다면 이젠 국보급 동량으로 자랄 수 있도록 기초 실력부터 다지고 있는 것이다.

목청을 가다듬는 시조창부터 시작해, 발음을 정확히 하기 위해 입 모양을 바로잡는 훈련을 하며 가야금과 고전 무용도 배우고 있다.

“단전 호흡으로 깊은 소리를 내는 것은 진짜 힘들어요. 전 아직 한참 멀었죠.”

어린 나이에 유명해졌다고 콧대를 높이기 보다는 낮은 자세로 기초를 다시 닦는 소희 양에게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요즘도 학원에서 2~3 시간의 교육을 받은 후에 집에 와서도 2~3 시간 혼자서 연습을 한다. 길고 낯선 용어의 민요 가사를 외우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에 하루라도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의젓하게 말하는 소희 양이다.

“좋은 평가를 받거나 상을 받았을 때도 물론 으쓱거려져요. 하지만 부모님께서 흐뭇한 미소를 보내 주실 때가 가장 좋아요.”

어머니 양복례 씨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지만 위가 좋지 않아 자주 체하고, 노래를 많이 해도 힘들어 해요."라며 어린 딸의 건강을 걱정했다.

하지만 소희 양은 타고난 성실과 근성으로 체력이 약한 단점을 보완하며 자신이 꿈꾸는 목표를 향해 쉼없이 전진할 태세다.

"전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마음먹으면 끝까지 해내거든요. 꼭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국악인이 될 거예요."

작은 체구에 옹골찬 힘이 뿜어져 나오는 어린 국악인의 포부가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