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하 교수의 만화 읽기] 서양 역사의 출발… '재미있는 성서'
천지 창조부터 예수까지… 연대순으로 생생하게 묘사
시리즈 전 10권 중 3권 출간… 권마다 다른 작가 참여

박인하(청강문화산업대 교수ㆍ만화평론가)
■ 아담·노아·야곱… 그들의 삶과 신앙 '만화 인물 성경'

오래전 인류에게는 책이나 문자가 없었다. 말도 불과 몇백 개의 단어에 불과했다. 그 대신 삶에 필요한 지식은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전해졌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식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었다. 사냥이 잘 되었던 어느 날 동굴에 살던 조상들은 벽에 사냥을 했던 이야기를 그려 넣었다. 그리고 아들에게 그날의 무용담과 교훈을 계속 이야기해 줬다. 세월이 흘러 수많은 아들들은 동굴 벽의 그림과 전승을 통해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사물의 모양을 딴 상형 문자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넓게 보면 성경의 배경이 된 근동(서유럽에 가까운 동양의 서쪽 지역) 지역에 살던 고대 수메르인들은 점토판에 나무 막대로 그린 설형 문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시리아의 아수르바니팔 왕은 5000여 개의 문자판을 모아 도서관을 만들었다. 이집트에서는 나뭇잎을 겹쳐 짓이겨 말린 파피루스 위에 글을 썼고, 세월이 흘러 양가죽을 얇게 가공해 책을 만들기도 했다. 1세기 무렵 중국 한나라에서는 채륜이 나무껍질 등을 이용해 종이를 만들었으며, 중동을 거쳐 유럽에도 전파되었다. 1457년 독일의 구텐베르크는 자신의 인쇄소에서 최초로 성서를 인쇄했다. 그는 당시 왕이나 귀족들만 볼 수 있는 성서를 값싸게 만들기 위해 금속 활자를 이용한 인쇄를 발명했고, 그 노력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성서를 볼 수 있게 됐다.

성서는 기독교의 경전이지만, 지금 존재하는 서양 문화의 기반이자 서양 역사의 출발선이기도 하다. 로마 시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국교로 선포한 이후 기독교는 서양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었다. 서양을 이해하는 문이 기독교이고, 기독교를 이해하는 문이 성서인 셈이다.

그런 성서를 어린이들이 이해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성서의 분량이 워낙 방대하고, 우리 나라에 번역된 성서는 옛날 말투여서 쉽게 읽기 어렵고, 읽어 봐야 무슨 말인지 모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성서를 읽기 쉽게 만든 책들이 꽤 있다. 물론 만화도 있다. 하지만 만화나 어린이용 성서는 대부분 유명한 사건을 중심으로 과감하게 요약되어 생동감이 없다. 생동감이 없으니 재미있을 리 없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진지하게 만화 작업을 하고 있는 박흥용이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만든 ‘만화 인물 성경’(바다출판사 펴냄) 시리즈는 그동안 출간된 여러 재미없는 성서 만화와 다르다. 먼저 분량이 많다. 천지창조부터, 예수까지 성경의 주요 역사를 모두 10 권에 나눠 그릴 계획이다. 제목처럼 창세기부터 시작해 성서에 나오는 중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연대순으로 훑고 지나간다. 천지창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담과 노아, 야곱, 요셉, 욥, 아브라함으로 이어진다. 이들이 활약하는 무대는 가장 먼저 문명이 발생했고, 발전한 중동 지역이다. 이집트나 바벨론 같은 커다란 나라 이야기는 물론 한가한 광야에서 양떼를 모는 이들의 이야기까지 등장한다. 매 권 다른 작가가 참여해 자기 개성에 맞게 내용을 해석해 한권 한권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니 시리즈 전체를 보거나, 아니면 필요한 부분을 골라 봐도 괜찮다.

기독교인들에게는 하느님의 말씀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기독교인이 아닌 이들에게는 세상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책 가운데 하나인 성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체 10 권 시리즈 가운데 현재 1차분으로 3 권이 출판되었다.

■ 만화 신간

△트랜스포머 시리즈(크리스 리얼 외 지음ㆍ최세민 옮김)

2007년 전 세계 극장가에 엄청난 흥행 돌풍을 몰고 왔던 변신 로봇 영화 ‘트랜스포머’의 한국어판 공식 코믹스 버전 시리즈가 나왔다. 영화의 스틸컷을 활용한 만화로, 후속작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출간돼 더욱 관심을 끈다. 이 시리즈는 2007년 개봉작 ‘트랜스포머’의 내용을 담은 ‘트랜스포머: 더 무비’와 영화 이전의 스토리를 다룬 ‘트랜스포머: 무비 프리퀄’ 그리고 외전 격인 ‘트랜스포머 : 강철의 혼’ 등 모두 3 권으로 꾸며졌다. 원작이 만화와 달리 실사 영화가 주는 생생함을 고스란히 담았다.

(세미콜론 펴냄ㆍ값 1만 1000 원)

△빅토리메이플4(글ㆍ그림 양정미)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된 웹툰 시리즈의 네 번째 권. 메이플스토리 게임 홈페이지에서만 조회 수 50만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은 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에서는 이제껏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 펼쳐진다. 그동안 기억 상실증에 걸렸던 주인공 ‘핫새’가 기억을 되찾아 옛 친구 ‘감자’를 만나고, ‘샤크’의 엄마를 찾아 ‘빅토리아 아일랜드’로 떠난다는 줄거리를 담았다. 별책 부록인 ‘주니어메이플’에는 7월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에 업데이트될 예정인 신규 직업에 대한 내용도 수록돼 있다.

(넥슨 펴냄ㆍ값 88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