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호기심 '공금 소설'
선정적·폭력적 인터넷 소설
메일·미니 홈피로 교환
도덕성·독서 습관 등 위험

윤석빈 기자 binys@snhk.co.kr
"이 소설 공금이라는데요……. 올려도 잘 안 걸린다구 하더라구요ㅋㅋ 제 친구가!! 그래서 올려봅니다."(쥬니어 네이버 카페 게시글 중)

어린이 누리꾼 사이에서 최근 인터넷 소설, 그 중에서도 '공금 소설'이 인기다. '공개 배포 금지 소설'의 준말인 공금 소설은 말 그대로 저작권을 어기고 불법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떠도는, 이른바 해적판 인터넷 소설인 셈이다. 특히 이들 소설은 '불량 천사', '연애 금지 학교', '키스매니아' 등 제목부터 선정적인 데다, 내용 역시 연애나 학교 폭력, 괴담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어린이들은 메일이나 미니 홈피를 통해 공공연히 이들 소설을 주고받으며, 심지어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 자랑한다.

실제로 17일 쥬니어 네이버의 지식 검색에서 '공금 소설'이란 단어를 입력하자, 최근 1주일 사이에 무려 200건의 글이 조회됐다. 최근 한 달간 등록된 글이 927건에 이른다.

"소설에 미쳐 버린 6학년 여학생입니다. 2년 가까이 읽었던 소설 중 공금 소설이 얼마나 많이 있나 궁금해서 올립니다. 원하신다면 1대 1 교환 가능합니다."(아이디: yy98****)

"왠지 다 재밌을 것만 같은 공금 소설이 보고 싶은데 어떻게 구하는지도 모르겟고 공금 소설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서요. '사랑해 외계인', '온새미로 죽이기' 메일로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ㅎ"(rlatjdud****)

게시글은 이처럼 주로 공금 소설을 추천해 달라거나, 교환하자, 또는 자신이 가진 소설이 공금 소설인지 혹은 희공(희귀 공금) 소설인지 알려 달라는 질문이다.

무려 200권 가까이 되는 책 제목을 올려 놓고 자랑하며, 1대1로 교환하자는 제안글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 포털 사이트 다음이나 유명 인터넷 소설 관련 카페에서도 초등학생들의 글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공금 소설 중 인기가 높은 편이라는 '우리 어린이 안녕하세요'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 부분부터 어린이들이 읽어선 안 될 내용이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다.

은어와 욕설이 곳곳에 나올 뿐 아니라, 불량배들이 약한 학생들을 재미로 집단 구타하는 이야기가 자극적으로 묘사돼 있다. 그렇지만 이 소설을 올려 놓은 미니 홈피, 블로그 등에선 재미있다는 칭찬 일색(一色)이었다.

"극단적인 재미보다 참된 삶의 가치를 전하는 책을 찾아 읽는 자세 등이 필요하다."고 밝힌 서울 윤중초등 고성욱 교장은, 어린이들이 바른 인터넷과 독서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저작권에 대한 바른 이해 △숙제 등 학습에 인용할 때도 본래 저작물을 반드시 밝히는 자세 △책장을 넘기는 독서의 맛을 느껴볼 것 △공금 소설을 읽는 자체가 절도 행위라는 인식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