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와 함께하니 마음에서 향기가 나요"

글·사진=안용주 기자 helloan@snhk.co.kr
동시 속 세상에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한 닢, 무심코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도 모두 특별하다. 살랑거리는 나뭇잎은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 주는 부채가 되고, 비 내리는 창가는 빗방울이 뛰노는 놀이터다.

어린이들에게 이런 천진난만한 동심을 가꿔 주는 특별한 여름 학교가 문을 열었다.

제9회 재능 어린이 시낭송 학교(주최 JEI재능교육ㆍ재능시낭송협회, 후원 소년한국일보ㆍ한국시인협회)가 서울 가산동 제이플라츠에서 30일 개교했다. 이 자리에는 동시를 사랑하는 전국의 초등 1~6학년 60여 명이 입학했다.

이날 오전 10시 제이플라츠 14층 강의실에서 펼쳐진 첫 수업에서는 동시집 '우산 쓴 지렁이'ㆍ'넌 그럴 때 없니?'로 널리 알려진 오은영 시인이 강사로 나서 어린이들에게 맑고 고운 시심을 일깨워 주었다.

"매콤달콤한 떡볶이를 더 맛있게 해 주려면 고소한 참기름 한 방울을 똑 떨어뜨려야죠? '맴맴', '뒤뚱뒤뚱', '방글방글'처럼 소리나 모양을 흉내 내는 말이 시를 더욱 고소하게 하는 참기름이랍니다."

어린이들은 행과 연으로 이뤄진 시의 구조와 운율, 비유 등 동시를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 들은 다음, 직접 시 짓기에 나섰다. 마주치는 모든 것이 시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오 시인의 설명에, 저마다 꼬마 시인으로 변신한 어린이들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기 시작했다.

유지혜 양(서울 대조 4)의 공책에서는 알록달록 색깔 펜이 가득 든 필통이 무지개로 피어올랐고, 남궁환 군(서울 창경 3)은 아침에 타고 온 만원 지하철이 압력 밥솥 같았다며 동심을 풀어놓았다.

오후에는 재능시낭송협회 오선숙 회장으로부터 시인의 마음뿐 아니라 자신의 느낌을 잘 담아 동시를 낭송하는 법을 익혔다. 또 오 회장의 지도에 따라 정지용 시인의 '산 너머 저쪽'과 이해인 시인의 '별을 보며'를 높낮이와 장단, 완급을 적절히 표현하며 낭송하는 연습을 이어 갔다.

박지은 양(서울 창경 4)은 "하루 종일 아름다운 동시와 함께했더니 제 마음에서 향기가 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늘 시를 가까이하며 바르고 고운 말을 쓸 거예요."라고 말했다.

시낭송 학교 어린이들은 31일에는 동시 표현 놀이와 동시낭송 경연 대회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