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동화 세상'… 빛나라! 3국 우정

안용주 기자 helloan@snhk.co.kr
한국과 일본, 중국의 어린이가 동화로 하나가 됐다. 독도ㆍ이어도ㆍ센카쿠 열도 문제로 어른들은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어린 글지(작가를 뜻하는 순우리말)들은 함께 이야기를 쓰며 꿈과 희망, 사랑과 나눔을 그려 갔다. 세 나라 어린이들이 힘모아 그리고 쓴 10권의 그림 동화가 곧 탄생을 앞두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한ㆍ일ㆍ중 어린이 동화 교류 2012'를 17일부터 23일까지 경주와 서울에서 열고 있는 것. 이 행사에서는 우리나라 초등학생 34명을 비롯한 세 나라 어린이 100명이 '빛'을 주제로 손수 동화책을 펴낸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1층 대연회장은 어린이 작가들의 작업실로 탈바꿈했다. 10명씩 조를 이룬 세 나라 어린이들은 동화책에 담을 삽화 작업에 한창이었다.

"회색의 아파트가 무지개 빛을 받아 오색으로 물드는 장면을 넣는 건 어때?"

각자 맡은 삽화에 색을 입히는 데 열중하던 10조 '십시일반' 어린이들이 러이무 쟝 군(중국 난징 커스시제10소학교 6)의 제안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무지개가 삭막한 도시에 생기를 불어 넣는 휼륭한 상징물이 될 거야."라고 현아리 양(서귀포 동홍초등 6)이 이야기하자, 다른 어린이도 통역 교사를 통해 앞다퉈 의견을 내놓았다.

십시일반 어린이들에게 빛은 '무한한 나눔'이었다. 대지에 따뜻한 열기를 나누며 새싹을 틔우는 햇빛과, 어두운 밤길을 밝히는 달빛의 고마움이 이 조의 동화에 고스란히 녹아났다.

같은 시간 연회장 제일 앞 테이블에서는 1조가 '희망의 빛'을 찾아 우주로, 밤하늘로, 요정이 사는 숲으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기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그 바로 옆에서는 5조 어린이들이 화가ㆍ의사ㆍ마술사 등 저마다의 꿈을 새하얀 도화지에 그렸다. 빛을 '미래의 꿈'에 비유해 10명이 각자의 장래 희망을 담은 옴니버스 형식의 동화를 꾸민 것이다.

사타케 키에 양(일본 후쿠시마 카미호바라초등 5)은 "지난해 큰 지진을 겪은 우리 지역 사람을 돕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17~19일 경주를 찾아 첨성대와 석굴암 등으로 빛 기행을 다니며 세 나라의 빛에 대한 설화를 살펴봤다. 20일부터는 서울에서 동화 작가 10명과 동화책 만들기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1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처음 이뤄진 이 만남은 22일 작품 발표 및 전시회를 열고 뜻깊었던 일주일간의 여정을 매듭짓는다.

우윈거 양(중국 바저우 멍구주소학교 5)은 "동화로 소통하니 언어의 장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한국 친구들이 생겨 매우 기뻐요."라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