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에 우리나라 지도 안 보이면 가짜 돈"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우리가 날마다 만지고 접하는 지폐. 시대가 변하면서 전자 화폐가 등장했지만 지폐는 여전히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그런데, 최근 청소년들이 호기심으로 컬러 복사기를 이용해 5만원권을 위조하다 적발됐다는 소식이 들려와 충격을 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 지폐(가짜 돈)는 총 3293장. 권종별로는 5만원권 2169장, 5000원권 774장, 1만원권 335장, 1000원권 15장 등이다. 그렇다면 진짜 돈과 가짜 돈을 구별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 나라들은 돈을 만들 때 과학과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위조 및 변조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지폐에 적용된 몇 가지 위ㆍ변조 방지 장치만 잘 기억하면 가짜 돈을 가려낼 수 있다. 한국조폐공사 디자인 연구센터의 홍광희 연구원(화폐 디자이너)으로부터 5만원권 위조 지폐를 가려내는 방법을 들어보자. 한국조폐공사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지폐(은행권)와 동전(주화)을 만드는 공기업이다.

지폐(紙幣)는 ‘종이 지(紙)’자를 쓰지만 사실은 종이가 아니다. 면섬유로 만들어져서 종이보다 잘 찢어지지 않고, 쉽게 더럽혀지지도 않는다. 5만원권은 언뜻 보면 신사임당 초상화만 있는 것 같지만 여기에는 숨겨진 비밀, 즉 위조 방지 장치가 많다. 이 장치는 대략 15가지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과 맨눈으로는 잘 볼 수 없는 것으로 나뉜다. 육안으로 쉽게 가짜 돈인지 가려낼 수 있는 방법으로는 띠형 홀로그램, 숨은 그림, 색변환 잉크가 대표적이다. 먼저 5만원권 앞면(초상화가 그려진 면) 왼쪽 끝에는 홀로그램(특수 필름 띠)이 부착돼 있다. 진짜 돈은 비스듬히 기울여보면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ㆍ태극ㆍ4괘 무늬가 번갈아 나타난다. 또 그 사이에 숫자 ‘50000’이 세로로 쓰여 있다. 숨겨진 그림으로도 진짜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다. 5만원권 앞면 왼쪽의 그림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춰보면 신사임당 초상이 나타난다. 이를 은화(隱畵), 즉 ‘숨겨진 그림’이라고 한다. 은화는 용지의 얇은 부분과 두꺼운 부분의 명암 차이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진짜 5만원권의 뒷면 오른쪽 숫자 50000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색이 변한다. 자홍색이 녹색으로 변하거나, 녹색이 자홍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 ‘요술’의 비결은 한국조폐공사가 제조한 첨단 특수 잉크에 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요소는 확대경이나 자외선 감별기 등 다른 도구를 활용해서 확인할 수 있다.

진짜 돈의 경우 5만원권 앞면 신사임당의 초상 옷깃을 확대경을 살펴보면 한글 자음들이 나타난다. 지폐 앞면의 묵포도도(묵으로 그린 포도 그림)는 형광 잉크로 그려져 있어, 자외선을 비추면 형광색(녹색)을 볼 수 있다. 이 형광 잉크는 자외선 광에만 반응한다. 신사임당 초상과 문자ㆍ숫자를 손으로 만져보면 오돌토돌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오목하게 들어간 인쇄판에 잉크를 채워 문자나 그림을 볼록하게 인쇄했기 때문이다. 가짜 돈은 오돌토돌하지 않고 밋밋하다. 가짜 돈을 가려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도 나왔다. 조폐공사의‘위조 지폐 가이드’앱을 다운받으면 지폐 4종(1000원권ㆍ5000원권ㆍ만원권ㆍ오만원권)과 수표 위ㆍ변조 방지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