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변호사의 이런 법 몰랐지?] 법과 정의의 실현
아스트라이아의 저울

세 사람이 아스트라이아를 찾아왔어요.

“여신님, 이건 얼마 전에 제가 잃어버린 주머니가 맞습니다.”

메르키메가 울먹이며 말했지요. 그러자 이번에는 뒤로 조금 물러나 있던 아벨레가 나서며 말했어요.

“아이고, 저자가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제가 바위에 앉아 쉬다가 떨어뜨린 겁니다.”

두 사람이 아옹다옹하는 동안 헤로디온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둘을 번갈아 바라보았어요.

얼마 전, 헤로디온은 길을 가다가 바위 밑에서 작은 주머니 한 개를 주웠어요. 그 속에는 은화가 가득 들어 있었지요. 그는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시민 광장에‘주머니를 잃어버린 사람을 찾는다.’고 써 붙였답니다.

그 후 며칠 동안 많은 사람이 찾아와 저마다 자기 주머니라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주머니의 크기, 모양, 색깔, 그리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은화가 모두 얼마인지 정확히 맞힌 사람은 메르키메와 아벨레 둘뿐이었어요.

두 사람은 서로 자기 주머니라고 주장했고, 결국 그것이 누구의 주머니인지 밝혀 내지 못한 헤로디온은 그들을 데리고 여신 아스트라이아를 찾아온 것이지요.

“너희 둘중 거짓말을 하는 자가 있구나. 누가 진실을 말하고 또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는 곧 밝혀질 것이다.”

헝겊으로 눈을 가린 채 두 사람의 말을 듣기만 하던 아스트라이아가 입을 열었어요.

“자, 여기 이 저울 양쪽 접시 위에 한 사람씩 올라가거라.”

메르키메와 아벨레는 아스트라이아의 말대로 저울 위로 올라갔어요. 그런데 잠시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겉 보기엔 메르키메가 아벨레보다 훨씬 뚱뚱했는데, 저울이 아벨레 쪽으로 기울어진 거예요.

“거짓말을 한 자는 아벨레 너로구나!”

아스트라이아는 신전을 울릴 만큼 크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답니다.

이렇게 아스트라이아의 저울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 사용됐지. 싸움이 붙은 두 사람을 저울 위에 올려놓으면 나쁜 사람의 접시는 내려가고 착한 사람의 접시는 올라갔다고 해. 또는 사람이 아닌 두 가지 주장을 저울에 달아보기도 했대. 하나의 주장과 이에 반대되는 주장의 무게를 달아서 옳고 그름을 가렸다고 하니 참 편리했겠지?

참! 아스트라이아가 누구냐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법과 정의의 여신’이야. 전해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아스트라이아는 인간 세상에서 재판관 노릇을 했다고 해. 그런데 아스트라이아는 늘 눈을 감고 있거나 헝겊으로 가리고 있어. 그리고 한 손에는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이나 법전을 들고 있지. 저울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 쓰였고, 칼은 나쁜 사람과 옳지 못한 주장을 한 사람을 벌 주기 위해 쓰였던 거야.

쓸데없는 편견을 버려라

아스트라이아가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편견을 막기 위해서야. 편견은 공정하지 못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말해. 잘 알아보지도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판단하면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단다.

‘잠깐 테스트’를 하는 동안 너희들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생각은 중요한 사실을 말해 준단다.

그림 속의 두 사람 가운데 범인을 가려 내라면 누구를 지목할래? 여자? 아니면 남자? 그렇다면 그 이유는 왜지?

‘머리핀은 여자들에게나 필요한 물건이지. 그런데 저 여자는 긴 머리카락을 가졌네? 게다가 분홍 드레스에 분홍 핀이 너무 잘 어울리겠는걸? 남자보다는 여자가 범인일 것 같은데…….’

혹시 이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면 오늘 밤, 잠들기 전에 두 눈을 깨끗이 씻길 바라. 왜냐 하면 네 눈은 사건에 대해 잘 알아보기도 전에 먼저 편견을 갖게 했거든. 도둑맞은 물건이 머리핀이고, 두 사람 가운데 하나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말이지. 이렇게 편견에 사로잡히게 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단다.

이제 아스트라이아가 왜 눈을 가리고 있는지 알 수 있겠지?

‘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한다.’이 말에는 법의 두 가지 기본 목적이 잘 나타나 있어. 물론 각각의 법들은 좀더 다양하고 자세한 목적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근본 정신은 같거든.

‘정의를 실현한다.’

정의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 그래, 맞아. 쉽게 말하자면‘올바른 것’을 정의라고 할 수 있어.

예를 들어서 두 사람이 똑같은 잘못을 했는데, 한 사람은 부자라서 용서해 주고 다른 사람은 가난하기 때문에 죄값을 치러야 한다면 어떻겠니? 또 힘센 사람은 풀어 주고 약한 사람만 가둬 둔다면 어떨까?

가난하고 약한 사람은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거야. 그건 정의롭지 못한 일이지. 그리고 그 사회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되는 거야. 법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단다.

/자료 제공: ‘리틀 변호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노지영 글, 이진경ㆍ한창수 그림, 교학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