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우주여행] 우주 쓰레기
세계가 우주 쓰레기에 관심을 가지다

2013년에 개봉한 <그래비티>는 우주 쓰레기를 소재로 한 최초의 상업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해요. 고도 600킬로미터 우주공간에서 허블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왕복선을 타고 떠난 우주인들이 갑작스레 다가온 우주 쓰레기 때문에 곤경에 빠지는 상황을 그리지요. 유일하게 살아남은 스톤 박사는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국제우주정거장을 찾았다가, 중국의 우주정거장에 달려 있던 지구 귀환선을 타고 무사히 지구로 돌아옵니다.

이 영화에서는 약간 과장되었긴 하지만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바로 ‘케슬러 신드롬’이라고 하는 현상, 즉 우주 쓰레기들의 연쇄 충돌로 인한 재앙을 상기시킨다는 점입니다.

러시아가 자기 나라의 첩보위성을 고의로 파괴시키면서 그로 인해 발생한 파편들이 다른 인공위성들까지 부서지게 하고, 다시 그 영향으로 인해 더 많은 우주 쓰레기가 발생하는 모습을 매우 실감나게 그리고 있지요.

케슬러 신드롬은 미국 항공우주국의 과학자인 도널드 케슬러가 1978년 발표한 가설이에요. 이 가설은 우주개발에 따라 우주 쓰레기가 점차 증가할 것이며, 미래 어느 시점에 우주 쓰레기들이 연쇄 충돌을 일으켜 걷잡을 수 없이 많은 우주 쓰레기가 발생해 우주탐사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1970년대만 해도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몇 개 나라뿐이었어요. 이때는 우주 쓰레기 문제가 별 관심을 받지 못했지요. 2000년대로 들어선 요즘 우주 쓰레기의 증가 추세와 맞아 떨어지면서 케슬러의 가설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영화 속 진실과 거짓

영화 <그래비티>는 엄밀한 고증에 따라 매우 사실적으로 우주환경을 표현해 냈고, 우주인와 우주선의 움직임을 현실감 있게 보여 주었어요. 하지만 몇 가지 과학적이지 않은 장면도 있답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 스톤 박사의 머리카락이 미세 중력(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중력이 약해진 상태) 환경에서 가지런히 머리에 붙어 있다든지, 우주정거장 내부에서 발생한 화염이 매우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간다든지, 매우 복잡한 우주복을 미세 중력 상태에서 쉽게 벗는다든지 하는 몇몇 장면은 실제와 다르답니다.(우주에서 옷을 벗는 것은 물속에 잠수한 상태에서 잠수복을 벗는 것처럼 까다로워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스톤 박사가 우주정거장에서 중국의 우주선으로 가기 위해 소화기를 이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소화기를 작동시켜 그 반작용으로 우주공간에서 약간 움직일 수는 있지만, 소화기가 내뿜는 정도의 약한 추력으로 먼 거리를 이동하기는 어려워요. 호스를 손으로 이리저리 흔들어 방향을 제어해 원하는 곳에 가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고요. 이것은 마치 바람을 뺀 풍선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과 같거든요.

로봇위성, 우주 청소를 부탁해!

우주공간의 인공위성은 고장 났을 때 바로 고치기가 어려워요. 우주까지 수리공을 태우고 가야 하는데, 우주까

지 가는 것 자체가 힘들고, 비용도 엄청나게 들지요. 사실 대부분의 인공위성들은 고장이 나면 그냥 우주에 버려집니다. 아직까지는 우주로 올라가서 수리하는 비용이나 다시 새로운 인공위성을 만들어 쏘는 비용이 별 차이

가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만든 인공위성들은 우주에서 수리를 받거나, 연료가 떨어질 때 연료를 재공급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거예요. 우주 쓰레기로 인해 우주환경이 자꾸 나빠지고 있으니까요. 요즘엔 우주에서 직접 수리하고 연료를 보충해 주는 로봇위성들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로봇위성은 로봇팔을 가진 인공위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고장 나거나 연료가 바닥난 인공위성에 다가가 로봇팔로 꽉 붙잡은 상태에서 수리하거나 연료를 재충전하지요. 그 일을 마치면 이러한 서비스가 필요한 또 다른 인공위성을 향해 날아갑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우주 궤도상 서비스’라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을 로봇위성 또는 서비스위성이라고 불러요. 이미 우주공간에서 여러 차례 시험을 했고, 2020년대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우주 쓰레기를 붙잡고 처리하는 청소위성도 로봇위성의 일종이랍니다. 대상이 우주 쓰레기이냐 고장 난 인공위성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근처에 다가가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여 작업하거나 로봇팔 등으로 붙잡아 작업하는 것은 로봇위성의 특징이니까요. 어떤 로봇위성은 고장 난 인공위성을 수리하기도 하고, 연료가 다 떨어진 인공위성에 연료를 보충해 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더 이상 쓰지 못해 버려진 인공위성을 다른 곳으로 옮겨 주는 일 모두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슈퍼맨 같은 위성으로 만들어질지도 모릅니다.

/자료 제공: ‘우주 여행 초대장’(황도순ㆍ박정주ㆍ이주희ㆍ김해동 지음, 찰리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