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배우는 수수께끼 이야기]수수께끼로 당나라와 겨뤄 이긴 선덕여왕
수수께끼로 당나라와 겨뤄 이긴 선덕여왕

신라 제26대 진평왕이 아들이 없이 죽자, 화백회의는 왕녀인 덕만을 새로운 왕으로 추대했다. 하지만 신라 내

에서도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당나라도 이를 못마땅해했다.

당나라는 왕족 중 남자 한 명을 보내 줄 테니 그를 왕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신라 왕실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당나라 태종은 덕만공주의 지혜를 시험하려고 수수께끼를 왕실로 보냈다.

그것은 붉은색, 자주색, 흰색의 세 가지 색으로 그린 모란과 그 씨 서 되였다.

덕만공주는 그림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필경 이 씨를 심어 꽃을 피운다 해도 꽃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자 신하가 말했다.

“당 태종이 보낸 수수께끼의 뜻을 알 수가 없나이다.” 그 말을 듣고 덕만공주는 이렇게 말했다.

“꽃에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구나. 이는 향기가 없다는 뜻이니라. 당 태종은 내가 짝이 없이 여왕에 오를 것을 조롱하는 것이다. 씨를 심도록 하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수께끼를 제대로 풀어야겠구나.”

신하들은 덕만공주의 명에 따라 궁궐 뜰에 당나라에서 보낸 모란의 씨 서 되를 심었다.

그런데 모란은 꽃이 피어 떨어질 때까지 향기가 없었다.

“이 수수께끼는 향기가 없는 꽃을 뜻한다고 전해라.” 덕만공주는 수수께끼로 당나라와의 겨루기에서 이겼다.

선덕여왕이 왕위에 오르자 백제와 고구려는 쉴 새 없이 신라의 국경을 침범해 왔다. 여자가 임금으로 있으니 더욱 얕보고 침범했던 것이었다.636년, 선덕여왕이 왕위에 오른 지 5년째 되던 해였다.

영묘사라는 절의 연못에 개구리 떼가 몰려들어 사나흘을 성난 듯 울어대는 것이었다.

“아니, 이 겨울에 웬 개구리 떼들이 저렇게 쉬지 않고 울어 댄단 말이오?”

사람들은 너무 이상해 선덕여왕을 찾아와 이 일을 아뢰었다. 선덕여왕은 깜짝 놀라며 각간(진골만이 오를 수 있는 첫째 등급의 관리) 알천과 필탄을 불렀다.

“잘 훈련된 병사 2천 명을 뽑아 서쪽 여근곡으로 가라. 그곳에 적병이 숨어 있을 것이니 모두 잡아들여라.”

정말로 병사들이 달려가 보니 여근곡이라는 골짜기에 백제 병사 5백 명이 숨어 있었다. 신라 병사들은 이들을 모두 죽이고 남산에 숨어 있던 백제 장군 우소와 백제의 후원군까지도 죽였다.

선덕여왕은 이렇게 후에 말했다.

“개구리는 영물(약고 영리한 짐승을 신통히 여겨 이르는 말)이다. 적병이 숨어 있는 곳을 알려 주려고 연못에 몰려와 그토록 울어 댄 것이야. 연못은 여성을 상징하는 것이란다. 여성의 빛은 흰색이며 이것은 또한 서쪽을 상징한단다. 서쪽의 여근곡은 적이 숨기에 알맞은 곳이지. 그래서 나는 이곳에 적병이 숨어 있음을 알았다.”

그런데 선덕여왕은 자신이 언제 죽게 될 것이라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다.

어느 날 선덕여왕은 신하들에게 말했다.

“내가 모년, 모월, 모일에 죽을 것이니 도리천에 묻어라.” 하지만 신하들은 도리천이 어딘지 몰랐다.

“폐하, 도리천이 어디인지 자세히 알려 주소서.”

“도리천은 낭산의 남쪽이다.”

그 후 선덕여왕은 자기가 예언한 날에 죽었다. 647년 신하들은 낭산 남쪽 양지바른 곳에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661년, 제30대 문무대왕이 즉위했다. 당나라는 호시탐탐 신라를 치려고 하였다. 문무대왕은 도리천 아래 사천왕사를 짓기로 하고 이 일을 명량법사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절을 채 짓기도 전에 당나라 군사들이 쳐들어오자 명랑법사는 임시로 채색 명주로 절을 꾸미고, 풀로 동서남북과 중앙의 다섯 방위를 맡는 신상을 만들게 했다.

명랑법사는 높은 단 위에 올라 ‘문두루 비법’을 방위에 따라 베풀었다. 그러자 갑자기 태풍이 밀려와 50만의 당나라 군사들을 휩쓸어 갔다. 이렇게 해서 신라는 전쟁도 치루지 않고 당나라 군사들을 전멸시켰다.

/자료 제공=‘고전으로 배우는 수수께끼 이야기’(김숙분 엮음ㆍ강봉구 그림ㆍ가문비어린이 펴냄)

더 깊이 알아보는 수수께끼 이야기

선덕여왕이 앞일을 미리 아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실려 있으며, 『삼국사기』와 『화랑세기』에도 전해진다. 수수께끼는 무언가를 숨기며 질문한다. 이것은 상징과 관계가 깊다. ‘비둘기’라는 동물은 ‘평화’를 나타낸다. 이처럼 상징이란 생각하는 것을 다른 것으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선덕여왕은 상징을 찾아내 수수께끼를 풀고 있다. 꽃과 나비는 여성과 남성을 상징한다. 나비가 날아오지 않은 꽃 그림은 선덕여왕이 혼자일 뿐 아니라 향기도 없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선덕여왕은 당나라가 자신을 수수께끼로 조롱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