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쉬워지는 한국사 첫걸음

서원극 기자기자
-거란의 침략을 물리치다

거란이 쳐들어왔어요

고려가 세워질 무렵, 고려의 북쪽에 거란이라는 나라가 들어섰어. 거란은 원래 몽골 땅에 살던 유목 민족이었어. 크고 작은 부족들이 초원을 떠돌며 양과 말을 기르고 살았지. 그러다가 힘센 부족장 ‘야율아보기’가 여러 부족을 합쳐 나라를 세웠어. 그 나라가 거란이야.

거란은 빠르게 큰 나라로 자라났어. 발해를 무너뜨리고 드넓은 만주 땅을 차지했지. 나라 이름도 요나라로 바꾸었어. 왕건이 고려를 다스리던 시절, 거란은 고려에 친하게 지내자며 사신과 함께 낙타 50마리를 보내왔어. 하지만 왕건은 거란의 청을 거절했단다.

“거란은 우리 겨레인 발해를 멸망시켰다. 그런 짐승 같은 나라와는 가까이 지낼 수 없다!”

왕건은 거란에서 온 사신들을 멀리 귀양 보내고, 그들이 선물로 준 낙타 50마리를 굶겨 죽였어. 그때부터 50여 년이 흐르는 동안 고려는 계속 거란을 멀리했어. 대신 중국의 남쪽에 들어선 송나라와 가까이 지냈지.

그러던 993년, 거란이 고려로 쳐들어왔어. 거란의 장수 소손녕이 이끄는 80만 대군은 단숨에 고려의 여러 성을 차지했어. 그러고는 고려의 성종에게 편지를 보내 느닷없이 옛 고구려 땅을 내놓으라고 했단다.

사실 거란이 갖고 싶은 땅은 송나라였어. 그런데 송나라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자니 고려가 걸렸지. 고려가 송나라를 도와 거란을 공격하면 큰일이잖아? 그래서 고려를 먼저 침략한 거야. 고려가 거란을 두렵게 여겨 송나라를 돕지 못하게 하려고 말이지.

말로 거란군을 물리쳤어요

거란의 침략과 땅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고려 조정은 근심에 잠겼어.

“거란과 전쟁을 벌이면 고려는 큰 피해를 볼 것입니다.”

“차라리 땅을 내주는 게 고려를 위하는 길입니다.” 신하들은 거란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했지. 그때 서희라는

신하가 나섰어. 서희는 거란의 속셈을 꿰뚫어 보고 있었단다.

“고려의 땅을 내주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소손녕을 만나 이 문제를 담판 짓고 오겠습니다.”

서희는 거란의 장수 소손녕을 찾아갔어. 그런데 소손녕이 몹시 거들먹거리며 서희에게 뜰에 엎드려 자신에게 절을 하라지 뭐야!

“뜰에서 절을 하는 것은 신하가 왕을 대할 때뿐이오. 같은 신하끼리 누가 누구에게 절을 한단 말인가!”

서희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당당히 맞섰어. 소손녕은 그제야 자세를 바로잡고 서희를 맞아들였지.

“고구려 땅은 모두 거란의 것이오. 고려는 신라에서 일어난 나라가 아니오? 그러니 고려가 차지하고 있는 고구려 땅도 거란에 내놓으시오.”

“고려는 고구려를 잇는 나라요. 그래서 나라 이름을 ‘고려’라 지었소. 원래 우리 것인 땅을 내놓으라니 당치 않소! 도리어 거란이 빼앗은 옛 고구려 땅을 고려에 돌려주어야 하오.”

서희는 소손녕의 말을 조목조목 따졌어. 소손녕은 더는 우기지 못하고 슬그머니 말을 돌렸지.

“그런데 고려는 왜 거란을 멀리하고 송나라하고만 가깝게 지내는 거요?”

“거란으로 가는 길목을 여진이 막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여진을 몰아낸다면 거란과도 가까이 지내게 되겠지요.”

“듣고 보니 옳은 말이군. 그렇다면 여진을 몰아내시오. 거란은 여진을 돕지 않겠소.”

소손녕은 거란군을 이끌고 고려에서 떠났어. 고려는 압록강 남쪽에 있던 여진을 몰아내고 그 땅에 성을 쌓았지. 그곳을 ‘강동 6주’라고 해. 서희의 뛰어난 지혜와 말솜씨 덕분에 고려는 전쟁을 치르지 않고 거란군을 물리칠 수 있었어. 더불어 나라의 땅도 넓혔단다.

서희 동상경기도 이천에 있는 서희의 동상이야.

용어 비타민여진: 만주의 동쪽 지역에 살던 민족이야. 시대에 따라 숙신, 말갈, 여진 등으로 불렸어. 한때는 고구려의 지배를 받기도 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