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단위계, 그 멈추지 않는 진화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 = 이현순 기자
△20일은 '세계 측정의 날'

20일은 세계 측정의 날(World Metrology Day)이다. 1875년 5월 20일 세계 17개 나라가 프랑스 파리에서 ‘미터협약’을 맺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런데 지난 130여 년간 전 세계 저울추의 표준으로 사용해왔던 ‘국제원기(原器)’가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세계 측정의 날을 맞아 국제 단위계를 구성하는 7가지 기본 단위와 도량형의 역사, 그리고 물건을 세는 단위 등을 담았다.

△세계 측정의 날은?

미터협약은 미터법 도량형의 제정 및 보급을 목적으로 맺은 국제적인 약속으로, 길이와 질량의 단위를 미터(m)기반으로 제정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64년부터 개량법에 따라 미터법을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 세계 측정의 날 주제는 ‘국제단위계, 그 멈추지 않는 진화’. 11월 프랑스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의결될 4개 국제단위계(질량, 전류, 온도, 물질의 양) 재정의를 기념하기 위해 선정됐다. 바뀐 정의는 내년부터 공식 사용될 예정이다.

△왜 바뀌나?

국제단위계를 구성하는 7가지 기본단위는 미터(mㆍ길이), 킬로그램(kgㆍ질량), 초(sㆍ시간), 암페어(Aㆍ전류의 양), 켈빈(Kㆍ온도), 칸델라(cdㆍ광도), 몰(molㆍ물질의 양)이다. 그중 4개 정의가 한번에 바뀌는 것은 단위 역사상 처음이다. 바뀌는 이유는 단위가 측정의 기준으로 삼을 정도로 충분히 안정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킬로그램은 이제껏 1889년에 백금-이리듐으로 만든 ‘국제 킬로그램 원기’를 기준으로 삼았으나 정밀 측정 결과 원기의 질량이 약 50㎍(마이크로그램) 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킬로그램은 국제원기가 아니라 물질의 양자역학적 성질을 결정하는 기본상수인 ‘플랑크 상수’(h)를 통해 정의된다. 켈빈과 암페어, 몰도 물리학의 기본상수를 이용한 새 기준이 도입된다. 1743년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을 기준으로 정의했던 온도의 단위인 켈빈은 열에너지를 나타내는 기본상수인 볼츠만 상수 k로 새롭게 정의된다. 전류 단위인 암페어의 기준도 전자의 전하량으로 바뀐다.

△무게와 질량은 같을까?

질량은 물체를 이루는 물질의 양이다. g 또는 kg을 사용한다. 이에 비해 무게는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의 크기를 말한다. ‘N(뉴턴)’을 사용한다. 지구의 같은 장소에서 무게와 질량을 재면 그 크기가 똑같기 때문에 무게 단위도 질량처럼 사용한다. 지구에서 질량이 1kg인 물체의 무게는 약 10N이다. 하지만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달라지는 별에서 체중을 잰다면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질량은 몸무게처럼 변하지 않는다.

△물건 세는 우리말 단위는?

-매: 젓가락 한 쌍을 말함 -손: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 고등어 따위의 생선 2마리

-죽: 옷이나 그릇 따위의 열 벌을 묶어 세는 단위 -닢: 잎사귀, 돈, 가마니 같이 납작한 물건을 세는 단위

-축: 오징어 스무 마리 -쾌: 북어 스무 마리를 한 단위로 세는 말

-바리: 마소(말과 소)가 잔뜩 실은 짐을 세는 단위

-발: 두 팔을 양 옆으로 펴서 벌렸을 때 한쪽 손끝에서 다른 쪽 손끝까지의 길이

-볼: 발이나 구두 따위의 너비 -사리: 국수, 새끼 같은 덕을 사리여 놓은 것을 세는 단위

-줌: 한 주먹 양, 한 뭇의 10분의 1 되는 땅 -한소끔: 끓는 물 따위의 한 번 끓는 것을 일컫는 말

-두름: 조기, 청어 20마리 -톳: 김 100장을 한 묶음으로 묶은 덩이

-꾸러미: 짚으로 길게 묶어 사이사이를 동여 맨 달걀 10개의 단위

-단: 푸성귀(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짚 따위의 한 묶음

-모: 두부와 묵 따위의 용량의 단위 -접: 감, 마늘 100개 -톨: 밤, 도토리, 마을 같은 것을 세는 말

-제: 한방약 20첩. 첩은 한방약 1봉지 -죽: 버선이나 그릇 등의 10벌을 한 단위로 말하는 것

-벌: 옷이나 그릇의 따위가 두 개 또는 여러 개 모여 갖추는 덩어리

-켤레: 신, 버선, 방망이 따위의 둘을 한 벌로 세는 단위

△재미난 도량형 이야기

측정에는 ‘단위’라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서양의 ‘인치(inch)’는 엄지손가락 폭이 기준이었다. ‘야드(yard)’는 팔 길이, ‘피트(feet)’는 발 길이에서 유래했다. 동양에서는 한 뼘을 의미하는 ‘척(尺)’ 등 신체를 기준으로 한 단위가 쓰였다. 한편, 길이를 측정하는 표준인 미터(m)는 지구의 북극에서 적도까지의 거리를 1000만 분의 1로 나눈 길이다. ‘빛이 진공에서 2억 9979만 2458분의 1초 동안 진행한 거리’라고 정의한다.

질량의 단위는 ‘㎏’이다. 1889년부터 1㎏은 ‘국제 킬로그램 원기’의 질량으로 정하고 있다. 원기는 백금 90%와 이리듐 10%로 구성됐으며, 높이와 지름이 각각 39㎜인 원기둥 모양의 물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