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곤충 아닌 동물이라고?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이경진 기자
동화 ‘샬롯의 거미줄’은 새끼 돼지 윌버와 농장 천장에 사는 거미 샬롯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 동화다. E. B. 화이트가 1952년 출간한 이후 전 세계에서 4500만 부 이상 팔리며 어린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에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연구팀이 거미줄에 걸린 동료를 구조하는 개미(베로메소르 페르간데이)들의 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스파이더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거미는 꽤 흥미로운 동물이다. 거미의 모든 것을 문답식으로 소개한다.

Q. 거미 종류는?

A. 거미는 4억여 년 전부터 지구에 살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5만 종 이상, 국내에는 800여 종이 서식한다. 거미는 짝짓기 후에 죽는데 30년까지 사는 거미도 있다. 거미는 생태계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자연 생태계에서는 모기 등을 잡아먹고, 농업 생태계에서는 해충을 방제하는 포식자 역할을 담당한다. 거미류는 거미줄을 치지 않고 땅이나 숲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배회성 거미(황닷거미 등)’와 그물을 치고 생활하면서 먹이를 찾는‘조망성 거미(긴호랑거미 등)’로 구분된다.

Q. 거미는 곤충일까?

A. 육식성인 거미는 곤충이 아니다. 곤충은 다리가 3쌍(6개)이고, 머리ㆍ가슴ㆍ배의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반면 거미는 다리 8개(4쌍)에 몸도 머리가슴과 배 두 부분으로만 나눠져 있다. 거미는 절지동물(뼈가 없고 몸의 좌우가 대칭을 이루며 딱딱한 겁껍질을 갖고 있는 동물)이다. 이러한 거미 다리에는 감각이 예민한 털이 많이 나 있다. 이를 통해 듣고, 냄새를 맡고, 주변의 진동도 느낀다.

Q. 모든 거미가 거미줄을 치나?

A. 거미는 전체의 3분의 1만 거미줄을 치고, 나머지는 땅 속 등에 집을 짓는다. 허공에 줄을 치는 것은 대개 암컷이다. 거미는 아침에 줄을 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스스로 먹고 다시 치기를 5회 정도 반복한다. 거미줄에 걸렸다고 무조건 밥이 되는 건 아니다. 80% 이상이 거미줄에서 탈출한다. 특히 거미가 5초 안에 거미줄로 칭칭 휘감지 못하면 먹잇감은 도망가 버린다. 참고로 거미가 뽑아내는 실에는 몸에 좋은 단백질이 가득하다.

Q. 거미줄 짓는 원리는?

A. 거미는 뱃속의 실샘(실젖)에서 거미줄을 만든다. 먼저 나무나 풀 위에 자전거 바퀴살 모양의 거미줄을 친다. 그리고 그 위를 움직이면서 둥근 모양으로 끈적한 거미집을 짓는다. 20m를 완성하기까지 45분 여가 걸린다. 거미줄은 거미가 거꾸로 매달려도 거뜬할 정도로 강하다. 특히 고무줄처럼 신축성이 좋다. 거미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비밀도 이 거미줄에 있다. 끈적끈적한 줄(가로줄ㆍ씨실)은 피하고 우산살같이 펼쳐진 매끈한 줄(세로줄ㆍ날실)만 골라서 밟는다. 거미줄은 사람의 뼈보다 단단하고 강철이나 나일론보다 질기다고 알려져 있다. 거미줄 성분의 연필 굵기 정도의 실로 짠 그물로 점보 제트기도 멈출 수 있다.

중요한 사실 하나 더. 거미줄에서 나선형 줄이 비어 있는 부분이 있다. 게으름을 피운 흔적이 아니다. 먹잇감이 잡히면 거미줄의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재빨리 스쳐 지나가기 위한 지혜의 결과물이다.

Q. 거미의 비행 비밀은?

A. 거미의 대표적인 습성은 날개 없이도 비행할 수 있다는 것. 하늘을 날 만한 장소를 찾은 다음 하늘을 향해 배를 쳐들고 은빛 실을 뽑기 시작한다. 바람에 몸을 맡기고 하늘을 난다고 해서 거센 바람을 타는 것은 아니다. 따뜻하게 데워져 하늘로 올라가는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다. 많게는 수천 ㎞를 난다.

Q. 특이한 거미는?

A. 여섯뿔가시거미는 거미줄 끝에 점액 방울을 묻혀 마치 카우보이가 소를 잡듯 거미줄을 빙글빙글 돌린 다음 던져서 먹잇감을 사냥한다. 부채거미 역시 거미줄을 새총처럼 활용한다. 물거미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평생을 물속에서 산다. 배에 돔 모양의 공기 방울을 달고 생활한다. 또 물 속에서 이동할 때는 헤엄을 치기도 한다. 주홍거미와 깔때기거미는 땅이나 돌담 구석에 굴을 파고 산다. 세계 최대 거미는 다리길이만 30㎝에 이르는 골리앗 버드이터. 무게 170g 이상으로, 송곳니 길이도 5cm에 이른다. 이 골리앗 거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동할 때 소음이 발생한다. 발에 딱딱한 팁과 발톱이 달려 있는데, “딸깍딸깍”하는 독특한 소리가 난다.

Q. 거미는 알을 어떻게 보호하나?

A. 거미의 알집은 거미줄로 칭칭 감겨 있다. 최대 300개까지 보호가 가능하다. 밭고랑거미과의 거미는 특이하게도 종 모양의 알집을 만든다. 집유령개미의 경우 알집을 새끼 거미가 알을 깨고 나올때까지 이고 다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