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한글날' 한글을 빛낸 숨은 조력자는?
국립한글박물관, 세종대왕 외 33인 제시 설문…주시경선생 '1위'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이경진 기자
9일은 세종대왕 즉위 601돌이자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573돌 되는 한글날이다. ‘한글’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누구일까? 국립한글박물관이 세종대왕 외에 ‘한글’을 빛낸 33인을 제시하고 그중 3명을 고르라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1위는 ‘주시경’이었다.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 한글날에 가볼 만한 세종 대왕 유적지 등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한글 발전의 숨은 조력자는 내년 3월 8일까지 한글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특별전 ‘한글의 큰 스승’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한글의 큰 스승은 누구?

국립한글박물관은 개관 5주년을 맞아 1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글’하면 누구를 떠올리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실시했다. 그 결과 주시경, 윤동주, 허균, 방정환, 성삼문 등이 상위 5명에 들었다. 이들 외에도 평생 동안 한글 발전과 보급에 힘쓴 분이 많이 있다.

먼저 주시경(1876~1914)은 한글을 퍼뜨린 개척자다. 1896년 첫 한글 신문인 ‘독립신문’제작을 도와 대중을 깨우치게 하고, 1908년에는 국어연구학회를 조직해 한글 연구의 밑돌을 놓았다. 1911년부터는 첫 우리말 사전 ‘말모이’집필을 주도했다. 특히 우리나라 글자에 ‘한글’이라는 이름을 지어 처음으로 퍼뜨렸다. 한글은 ‘크다’와 ‘하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윤동주(1917~1945)는 한글로 섬세한 감정을 담은 시인이다. 방정환(1899~1931)은 한글로 아동 교육에 이바지한 문학가다. 선생은 외국 동화를 쉽고 재미있게 한글로 번한한 작품을 실어 우리말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북촌을 세운 ‘건축왕’정세권(1888~1965)은 조선어학회 등을 후원하며 한글 발전에 큰 힘을 보탰다.

헐버트(1863~1949)는 한국인보다 한글을 더 사랑한 외국인이다. 1889년에는 한글로 쓴 첫 세계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를 펴내기도 했다. 한글로 사회적 편견에 맞선 대표적 인물이 허균(1569~1618)이다. 그가 남긴 소설 ‘홍길동전’은 조선 후기에 한글 소설로 널리 읽혔다. 최세진(1468~1542)은 한글로 외국어를 가르친 역관이자 한글 자모의 명칭과 순서의 효시가 된 ‘훈몽자회’를 펴냈으며, 장계향(1598~1680)은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쓴 여성 사회자선가였다. 훈민정음 반포에 도움을 준 정인지(1396~1478)와 박팽년(1417~1456), 신숙주(1417~1475), 성삼문(1418~1456) 등 8인의 집현전 학사도 빼놓을 수 없다.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들었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박두성(1888~1963)은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해 시각장애인의 교육에 헌신했다. 공병우(1906~1995) 역시 한글 기계화와 정보화의 초석을 놓은 장본인이다. 1945년에는 한글을 빠르게 입력할 수 있는 세벌식 타자기를 발명하기도 했다.

최정호(1916~1988)는 1세대 글꼴 디자이너로 한글 글꼴의 원형을 만들었다.

△한글날의 명칭 변화는?

한글은 세종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세종실록’에는 세종 28년(1446년) 음력 9월에 훈민정음을 반포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를 근거로 1926년에 조선어연구회가 음력 9월의 마지막 날에 기념 행사를 열고, ‘가갸날(당시 한글을 ‘가갸글’이라고 함)’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1928년에 한글날로 이름을 바꿨다.

△한글날 행사와 세종대왕 관련 유적지

세종의 발자취는 광화문 광장에서 만날 수 있다. 세종대왕 동상과 함께 세종의 업적을 자세히 소개한다. 광화문 ‘세종이야기’’는 광장 쪽 세종대왕 뒤쪽, 혹은 세종문화회관 지하로 들어갈 수 있다.

‘한글가온길’은 한글의 탄생지인 경복궁, 한글학회, 주시경 선생의 집터를 잇는 길이다. ‘가온’은 ‘가운데’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다. ‘경복궁 수정전’은 당시 집현전 학사들이 사용한 공간이다. 경기도 여주의 영릉은 세종대왕과 소헌 왕후가 묻힌 무덤이다. 한편, 서울 성북구에는 1943년 세종이 펴낸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을 찾아낸 간송 전형필(1906~1962년)이 모은 문화재를 보관 및 전시하는 ‘간송미술관’이 자리한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날인 9일까지 ‘2019 한글가족축제’를 연다. 훈민정음 서문과 용비어천가 인쇄, 자연 속 한글 탐험 등의 체험이 진행된다. ‘한글의 큰 스승’특별전을 비롯해 ‘한글 디자인: 형태의 전환(9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한글타자기 전성시대(2020년 2월 2일까지)’전시도 볼 수 있다. 공연 등 자세한 프로그램 정보는 한글박물관 누리집(hangeul.go.kr) 참조. 연희집단 The 광대도 9일 광화문광장에서 ‘2019 한글문화큰잔치’에 참여해 재담과 함께 하는 연희 한마당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공연을 펼친다. 상모놀이를 즐길 수 있는 ‘판굿’과 관객이 직접 버나를 던지고 받아볼 수 있는 ‘버나놀이’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