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조류독감, 사람도 감염된다?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이현순 기자
코로나19에 가려져 있지만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건수가 세계적으로 크게 늘어나 주의가 필요하다. 세계동물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조류독감이 1000건 이상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야생조류와 닭ㆍ오리 등 가금류에서 60건 넘게 확진 판정이 나왔다. 더욱이 100만 마리가 넘는 겨울철새가 머무는 2월까지는 조류독감 확산 가능성이 크다. 바이러스가 많은 조류 분변이 바람을 타고 인근 농장으로 옮길 수 있어서다. 조류독감의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풀어본다.

Q.조류 인플루엔자는 무엇?

A. 한마디로 야생조류와 닭과 오리 등 가금류의 급성 전염병이다. 닭과 오리가 이 병에 걸리면 감기 증상을 보이고, 설사를 하며, 알도 잘 낳지 못한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기러기나 청동오리 같은 철새가 여러 나라를 오가며 옮긴다. 처음으로 사람들이 주목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H5N1형’으로, 1996년 중국 광동 지역 거위에게서 발견됐다.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ㆍ저병원성으로 나뉜다. 사람은 거의 감염되지 않는다. 다만, 1997년 홍콩에서 6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주로 전통시장이나 농장에서 조류를 다루는 이들이었다.

Q. 조류독감 어떻게 번지나?

A. 조류독감은 주로 배설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진다. 그렇다면 대체 어느 철새가 옮기는 것일까? 딱히 어느 새라고 말할 수 없다. 야생에서 사는 새는 철새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지난해 10월 충남 천안 봉강천에서는 원앙의 똥에서 발견됐다. 최근 서울 우이천과 중랑천에서 발견한 야생조류 폐사체에서도 ‘H5N8형’바이러스가 2017년 2월 이후 검출돼 발견 지점 주변의 출입이 차단됐다. 다만, 서울은 농장 형태보다 관상 목적으로 기르는 소규모 사육이 많은 점을 고려해 사람과 차량 이동제한 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

철새에게만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게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철새도래지가 없는 전남 구례에서도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철새 또는 야생에서 사는 새의 분비물을 만진 동물이나 사람이 인근 가금류 농장 근처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크다.

Q. 조류독감 예방은?

A. 최근 국내에서 번지고 있는 H5N8 유전자형은 인체감염 사례가 없지만,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류 접촉에 주의가 필요하다. 조류독감은 감염된 조류의 접촉이나 배설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따라서 철새와 ‘거리두기’를 하는 게 좋다. 조류독감이 유행하는 동안에는 순천과 부산, 서산 등 유명 철새도래지에서 탐조 및 산책을 자제하는 게 좋다. 철새 관광이 아니더라도 큰 규모의 가금류 농장이 있는 지역이나 철새도래지 근처의 하천도 피하는 게 좋다.

닭과 오리 농장 방문도 자제한다. 야생 동물이나 죽은 동물을 만지지 않되, 만약 야생동물이 있는 곳에 다녀왔다면 손을 비누로 30초 이상 씻는다. 심지어 야외에서 주인없는 고양이나 개도 만지지 않는 게 좋다. AI 발생 지역 방문 후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보건소 또는 ‘1399’로 전화하면 된다. 닭과 오리의 조류독감이 의심되면 가축방역기관(1588-4060, 1588-9060)에 알리면 된다.

Q. 치킨과 닭은 안전하게 먹어도 되나?

A. 조류독감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호흡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먹는 것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또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다. 닭과 오리 등은 75℃ 이상의 온도에서 30초 이상 가열해 완전히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 조류독감에 걸린 닭은 알을 낳지 못한다. 더욱이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알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만에 하나 껍데기에 바이러스가 묻어도 판매 전 거치는 세척과 소독 과정에서 사라지게 된다.

Q. 예방적 살처분은 꼭 필요할까?

A.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12월 충북 음성에서 조류독감이 처음 확인됐다. 이때 많은 닭과 오리를 살처분해 조류독감을 최소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43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그 때문에 1100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방역을 위해 살처분됐다. 그러자 최근 양계농가와 동물보호단체가 문제 제기에 나서고 있다.

살아 있는 동물을 마구잡이로 매몰하는 방식이 비인간적이고, 살처분의 범위도 너무 넓다는 것이다. 현재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고병원성 AI 발생지 반경 3㎞ 내 농장에서 기르는 가금류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시행 중이다. 여기서 나오는 달걀도 외부로 유통시키지 않는다. 그 때문에 닭의 공급이 줄어 치킨과 달걀 가격이 오르게 된다. 그뿐 아니다. 달걀을 원재료로 쓰는 빵 등 가공식품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