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인간 세상을 엿보다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송남희 기자
코로나19가 집어삼킨 2000년을 뒤로 하고 미술계가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 여전히 불안한 미래이지만, 하루빨리 상황이 나아자기를 바라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 중이다. 그중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인류와 세상의 관계를 고민하는 전시들을 묶었다.

서울 학고재 갤러리의 ‘38℃’기획전은 동시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몸ㆍ정신ㆍ물질ㆍ자연 등 4개 주제로 나눠 살펴보는 전시다. 전시 제목인 38℃는 코로나19 의심 증세인 고열에 해당하는 온도다. 동시에 38℃는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목욕물 온도이기도 하다. 전시는 가상 전시공간인 오룸에서 열리고 있는데, 14명의 작품 37점 가운데 10명의 회화 14점과 판화 2점을 오프라인에서 소개한다.

이우성의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는 손바닥 안에서 불이 타오르는 장면을 담았다. 인도 출신 아니시 카푸어의 ‘쿠비 시리즈’는 인간 사회, 정신의 연결성을 지형적 개념에 빗대어 추상화한 회화다. 학고재 본관 전시는 31일까지, 온라인 전시는 2월 말까지 열린다.

국립대구과학관 1층 기획전시실에는 특별전 ‘휴먼라이프’(Human Life)를 3월 1일까지 열린다. 코로나 시대 이후 인간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건강한 삶을 위한 과학기술을 주제로 마련된 전시다. △탄생 △성장과 노화 △건강한 삶 등 3개 전시존 37개의 전시품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 사태는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비대면(언택트)과 온라인 대면(온택트)이 일상이 됐다. 서울 공근혜갤러리에서 다음 달 21일까지 개최되는 포스트 코로나 특별 기획전 ‘On-Tact’는 밀레니얼 세대인 두 30대 작가(김태연ㆍ박진희)의 코로나19 시대 작업을 소개한다. 김태연 작가는 온라인 세상을 그림에 담았다.

‘얼굴 없는 게이머’ 연작은 작가가 온라인에서 만난 게이머들을 상상하며 그린 초상화. 얼굴을 모른 채 게임을 하며 나눈 대화와 게임 캐릭터 등으로 추측한 정보로 그렸다. 반면에 박진희 작가는 자연 생태계의 근원인 습지를 추상화한 대형 작품을 선보인다. 세로 3m 크기의 ‘항해’에는 도시인지 자연인지 모호한 공간이 펼쳐진다. 두 작가의 작업이 비정상적 상황이 정상처럼 돼버린 지금 시대를 서로 다른 시선으로 비춘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5~8월 서울관에서 ‘코로나19 재난과 치유’(가제) 전을 통해 팬데믹과 사회, 개인의 삶을 들여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