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독서평설과 함께하는 NIE 논술] "감염병 의심자 격리 시설을 우리 지역에?"

[알립니다] 소년한국일보는 지학사가 펴내는 국내 최장수 독서ㆍ학습 월간지인 ‘초등 독서평설’의 글을 월 1~2회 독점 게재합니다. 독서 및 논술의 정수가 담긴 이들 콘텐츠를 통해 생각하는 힘과 창의력을 맘껏 키우기 바랍니다.

관련 교과: 5-2 국어 3 의견을 조정하며 토의해요

“하늘 정말 파랗다.”

수업을 마치고 학교를 나선 시연이와 선희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었다. 미세 먼지 없이 맑은 하늘이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둘은 여전히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미세 먼지가 없는 날이라도 마스크를 쓰는 건 필수였다.

둘은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학원으로 가려고 걸음을 옮겼다.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데, 마스크를 쓰고 어깨에 ‘결사반대’라 적힌 붉은 띠를 두른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눠 주었다.

“글쎄, 여기에 버스 공영 주차장이 들어선다지 뭐니.” 아줌마의 말을 들은 선희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버스 공영 주차장이 생기면 버스 탈 때 편하지 않아요? 출발 지점이라 앉아서 갈 수도 있고.”

아줌마가 뭘 모른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공영 주차장이 생기면 버스들이 내뿜는 매연으로 공기가 나빠져. 게다가 주민들이 새벽부터 엔진 소음에 시달리게 된다고.”

선희가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아저씨가 말을 이었다.

“맞아. 그리고 가장 큰 피해는 집값이 떨어진다는 거야. 이게 다 우리 동네를 다른 지역보다 못산다고 우습게 보기 때문이지.”

하지만 시연이는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줌마에게 물었다.

“그럼, 공영 주차장은 어디에 지어요? 주차장이 없으면 버스가 다니지 못해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잖아요.”

집에 돌아온 시연이는 곧바로 화장실로 가 손을 씻었다. 화장실에서 나오니 엄마 아빠가 뉴스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부에서 신종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 모아 격리한다고 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대 시위를 한다는 뉴스였다. 엄마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저기처럼 사람이 적은 지역에 격리해야 감염이 예방되고 바이러스 유행도 빨리 잡을 수 있는데, 왜 반대를 하는 거야?”

아빠는 엄마와 달리 주민들을 이해한다는 표정이었다.

“당연히 저기 사는 사람들도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봐 무서워서 그러지.”

엄마가 고개를 옆으로 저으며 말했다.

“방역을 철저히 하기 때문에 이동이나 격리 중에 감염될 확률은 거의 없어. 만약 방역을 해도 감염된다면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나 간호사는 벌써 다 감염됐겠지.”

“어쨌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

“아니, 저건 지역 이기주의야. 이런 국가적 비상사태에 저렇게 자기들 생각만 하면 어떡해.”

이번에는 아빠가 옆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만 말할 수는 없지. 만약 정말 안전하다면 왜 의료 시설이 더 잘 갖춰진 서울에 격리시키지 않고 굳이 저 지역에 격리시키는 거지?”

“그것도 몰라? 서울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혹시 실수로 감염이 시작되면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잖아. 혹시라도 누군가의 실수로 감염이 시작되면 외진 곳은 비교적 적은 피해로 끝나지만, 서울처럼 사람이 많은 곳은 훨씬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말이지.”

“지금 당신 말은 사람이 적은 곳에 피해가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거야?” 아빠는 언성이 높아진 걸 깨달았는지 다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꼭 그런 건 아니야.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지역을 정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지.”

“당신 말도 맞아. 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야. 어쩔 수 없이 지어야 한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안전하도록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때 퐁당이가 ‘컹’ 하고 짖었다. 아빠와 엄마는 그제야 시연이가 손에 전단지를 들고 서 있는 걸 보았다. 전단지에는 ‘버스 공영 주차장 조성 결사반대’라고 쓰여 있었다.

“자, 이번엔 이걸로 2라운드를 진행해 볼까?”

■ 퐁당이의 토론 정리

오늘 시연이 엄마 아빠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 의심자 격리 시설을 두고 의견을 나눴어. 격리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자, 그것이 과연 정당한지 논쟁을 벌인 거야. 이와 비슷한 문제가 지금까지 종종 있어 왔어. 발전소나 쓰레기 소각장 등 사고시 위험이 크거나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들을 설치할 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곤 하잖아.

이렇게 사람들이 꺼리는 시설이 자기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싫어하는 현상을 ‘님비(NIMBY)’라고 해. ‘우리 뒷마당에는 안 돼(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이란다. 이와 반대로 종합 병원, 공공 기관 등 사람들이 선호하는 시설을 자기 지역에 유치행사나 사업 따위를 이끌어 들임하고 싶어 하는 현상을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라고 하지.

두 현상 모두 자신이 사는 지역만의 이익을 바란다는 점에서 지역 이기주의라고 볼 수도 있어.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자기 보호를 위해 벌이는 당연한 주장이라는 시각도 있단다.

-지역 이기주의 이해

사람들이 기피하는 시설이 들어설 경우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어. 국가 정책을 이유로 개인의 재산권을 함부로 위협해서는 안 돼.

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감염병 격리 시설 등은 자칫 지역 주민의 건강이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따라서 지역 주민들이 자기 보호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기피 시설은 사람이 비교적 적은 지방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하지만 기피 시설을 지을 때는 그 시설로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 짓는 게 공평해.

-지역 이기주의 반대

지역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더 큰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양보가 필요해.

발전소, 감염병 격리 시설 등이 대도시에 지어지면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가적 혼란을 불러올 수 있어. 따라서 가장 적합한 지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희생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어.

지역에 기피 시설을 지을 경우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선호 시설을 함께 요구하는 방법으로 타협을 시도할 수도 있어.

앞서 이야기한 기피 시설은 주민들의 건강ㆍ환경ㆍ재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래서 어느 지역에서나 꺼리게 마련이지. 하지만 이는 모두의 편의를 위해서 필요한 시설들이기도 해. 이런 시설을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각자 생각해 보자./자료 제공=‘초등 독서평설 4월호’(지학사 펴냄)

■ 왁자지껄 논리 가족

1. 학원으로 향하는 두 어린이 앞에 붉은 띠를 두른 이들이 나타났어요. 이들의 주장은 무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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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붉은 띠를 두른 사람들이 주차장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이유(주장)를 적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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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음은 지역 이기주의를 이해한다는 측의 입장입니다. 이에 반박해 보세요.

사람들이 기피하는 시설이 들어설 경우 해당 지역의 집 등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국가 정책을 이유로 함부로 개인의 재산권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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