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독서평설과 함께하는 NIE 논술] 감염병 확진자 정보 공개는 어디까지?

관련 교과: 5-2 국어 3 의견을 조정하며 토의해요

교실로 들어가는 시연이를 향해 선희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너 그 소식 들었어? 우리 옆 반에 수희라고 있잖아. 엄마가 외교관이라 프랑스에서 살다 온 애 말이야. 걔가 식중독에 걸렸나 봐.”

“그런데 그게 그렇게 큰 문제야?”

“문제는 그게 아니야. 그 반 담임 선생님이 수희보고 며칠간 먹은 걸 다 적어서 내라고 했대. 학교에서 먹은 급식이 원인일 수도 있으니까.”

그때 담임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다.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 들은 친구도 있겠지만 옆 반에서 식중독에 걸린 학생이 나왔단다. 혹시 급식이나 친구들이랑 함께 먹은 음식이 원인일 수 있어서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틀 동안 먹은 음식을 조사하기로 했어. 오늘 안으로 제출해 줄래?”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아이들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몇몇 아이들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시연이도 마음에 조금 걸리는 게 있었다. 이때 뒷자리에 앉은 동준이가 손을 들고 있어났다.

“선생님, 꼭 먹은 걸 전부 써내야 하나요? 저는 배 안 아픈데요.”

그런 동준이를 보며 선생님은 잠시 고민하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알았다며 교실을 나갔다. 집으로 돌아와 거실에 있던 시연이의 휴대 전화에서 알림이 울렸다. 엄마와 아빠의 휴대 전화도 마찬가지였다. 소리가 요란한 걸 보니 재난 문자 알림이었다.

“어휴, 어떡해. 우리 동네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어. 어머머, 동선을 보니 지난번에 시연이 옷을 산 가게 주인 아저씨가 노래방에 갔다가 감염됐나 보네.”

엄마의 말을 들은 아빠도 재난 문자를 확인하고는 속상한 듯 입을 열었다.

“꼭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 줘야 하나? 누가 뭘 하다 감염됐는지 다 짐작할 수 있게 말이야.”

아빠의 말을 듣자 조금 전 학교에서의 기억이 떠오른 시연이가 재빠르게 말을 받았다.

“맞아, 어쩌면 비밀로 하고 싶은 이야기까지 다른 사람이 알게 될 수도 있잖아. 그런 게 알려지면 난 너무 창피해서 집 밖에 안 나갈지도 몰라.”

아빠와 시연이가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이야기하자 엄마가 깜짝 놀랐다.

“둘 다 큰일 날 소리 하지 마. 정보 공개는 너무나 당연한 거라고. 예전에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감염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바람에 사건이 더 커진 거 기억 안 나?”

그러자 아빠가 시연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관련해선 너무 심한 거 같아.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필요한 정보뿐 아니라 알리고 싶어 하지 않을 만한 구체적인 정보까지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잖아.”

엄마가 곤란한 듯 팔짱을 끼었다.

“하지만 정보를 최소한으로 공개하면 다른 사람이 위험한 장소를 피할 수 없어. 게다가 자기가 감염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그럼 정보 공개가 무슨 소용이야?”

아빠의 표정도 곤란해 보이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보를 지나치게 자세히 공개하면 사람들이 숨기고 싶은 정보까지 노출될 수 있다는 공포심을 갖게 돼. 그럼 감염이 됐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고 숨을 수도 있다고.”

“맞아. 오늘 우리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그리고 사실은 나도 숨고 싶었단 말이야.”

시연이가 풀 죽은 표정으로 투정을 부리자 엄마가 시연이의 손을 잡으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래, 네 마음도 이해해. 그러나 모두가 힘들 때는 내 생각만 할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생각해야 해. 중요한 건 지금은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야 한다는 거야.”

“그래, 힘들수록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 퐁당이의 토론 정리

오늘 토론 주제는 감염병에 걸린 사람의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야.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는 이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공개

하고 있어. 그리고 아픈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격리한 다음 집중적으로 치료해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 확진자의 이동 경로 같은 정보 또한 공개해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어. 하지만 감염병에 걸린 사람의 정보를 지나치게 자세히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야.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으니까. 실제로 어떤 사람이 정부에서 공개한 정보를 단서로 감염자의 신상 정보를 캐내 온라인상에 유포한 일도 있었어.

정보 공개는 최대한으로

우리는 건강을 위협하는 병에 대한 정보와 그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 권리가 있어.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그 감염자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떠돌 수 있어.

감염병이나 재난, 전쟁 등으로 많은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이 위협받는 경우에는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보다 공공의 안전이 우선되어야 해.

정보 공개는 최소한으로

누구에게나 알리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있어. 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정보는 공개해선 안 돼.

정보가 지나치게 자세히 공개될 경우, 감염병 치료보다 자신의 명예나 사생활을 더 중요시하는 사람은 치료를 받지 않고 오히려 숨을 수 있어.

정보 공개를 통해 주변에 감염병 환자라고 알려진 경우, 본인 책임과 관계없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는 국민의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야. 국가는 이를 지켜 줄 의무가 있지. 하지만 국민의 사생활을 보장하고 개인의 명예를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야. 따라서 감염병 확진자의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여. 친구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니?

■ 왁자지껄 논리 가족

1. 시연이네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지난 이틀 동안 먹은 음식을 모두 써내라고 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2. 다음 상황에서 시연이가 마음에 걸려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그것이 마음에 걸린 이유는요?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아이들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몇몇 아이들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시연이도 마음에 조금 걸리는 게 있었다.

3.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4.감염병 확진자 정보 공개에 대한 다음 두 가지 입장 가운데 어느 쪽에 찬성하나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도 함께 적어 보세요.

정보 공개는 최대한으로 / 정보 공개는 최소한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