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 체험 학교 한국 대표 관광지 100] 대한민국 생태·지질 명소②

서원극 기자 wkseo@snhk.co.kr
편집=송남희 기자
대한민국 생태ㆍ지질 명소 두 번째로 바위에 선사 시대 고래 이야기를 품은 울산 울주군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경남 창녕군 우포늪을 소개한다.

◇바위에 새긴 선사 시대의 기억 ‘반구대 암각화’울산은 고래와 인연이 깊은 고장이다. 울산 하면 고래 이야기가 빠질 수 없고, 고래 하면 장생포가 떠오른다.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 일대에서는 지금도 고래가 관찰된다고 한다.

울산의 포경 역사는 유구하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가 그 증거다. 암각화란 선사 시대 사람들이 바위에 새긴 그림을 말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 상류, 대곡천의 절벽에 그려져 있다. 제작 시기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신석기 시대 말부터 청동기 시대 초까지 보는 견해가 많다.

울산암각화박물관 앞에 주차하고 암각화를 만나러 가는 길. 1km가 조금 넘는 숲길을 걷다 보면 세계 각국의 암각화 모형들이 먼저 반긴다. 프랑스, 포르투갈, 알제리 등 바다 건너 먼 나라의 다양한 암각화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솔솔 부는 바람과 새소리, 여릿한 신록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천변 바위에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 발자국 흔적도 남아 있다. 초여름 햇볕에 살짝 땀이 흐르려 할 때쯤 반구대 암각화가 등장한다. 너비 약 8m, 높이 약 3m의 편편한 수직 바위 면에 300여 점의 그림이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다.

암각화의 소재는 육지동물과 바다동물, 사냥하는 광경, 고래 잡는 모습 등이다. 사슴ㆍ멧돼지ㆍ호랑이ㆍ표범 등 육지동물, 고래ㆍ거북ㆍ가마우지와 같은 바다동물이 눈에 띈다. 하나하나 선사 시대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다. 압도적으로 많이 보이는 것은 고래다. 무려 58점에 이른다. 고래를 해체하는 그림도 2점이나 된다. 선사 시대 사람들은 울주군 입암리와 굴화리 부근에 형성된 만으로 고래가 들어오면 수심이 낮은 곳으로 몰아 창이나 작살로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구대 암각화가 발견되기 전까지 인간이 처음 고래를 사냥한 시기를 기원 후 10세기~11세기로 추정했으나 반구대 암각화는 이보다 수천 년이나 앞선다. 반구대 암각화를 인류 최초의 포경 유적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암각화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울산암각화박물관도 관람하자. 반구대 암각화 실물 모형과 영상물, 각종 모형과 사진 등 쉽고 재미있는 전시물을 볼 수 있다. 탁본과 스탬프 체험도 할 수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연계해 둘러보는 것도 좋다. 장생포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 등이 들어서 있다. 그중 고래생태체험관은 수조 안의 돌고래를 볼 수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1960~1970년대 장생포의 실제 마을을 재현한 장생포옛마을도 인기다.

여행정보

울산관광: tour.ulsan.go.kr

울산암각화박물관: www.ulsan.go.kr/s/bangudae/main.ulsan

◇살아 있는 자연사박물관 ‘창녕 우포늪’우포늪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 내륙 습지다. 1억 4000만 년 전 해수면이 상승해 만들어졌다. 담수 규모는 축구장 21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늪에 1000여 종의 생명체가 서식해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자연경관을 연출한다.

봄이면 새로 돋아나는 수초들의 모습, 가을이면 자욱이 피어난 물안개, 겨울이면 철새들의 군무가 심미적 가치를 더한다. 그뿐 아니다. 하루에도 새벽과 아침, 한낮과 저녁이 다르다. 그래서 언제 찾아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우포늪은 제방을 경계로 우포ㆍ목포ㆍ사지포ㆍ쪽지벌 등 4개의 자연 늪과 2017년 복원 사업으로 조성한 산밖벌 등 3포 2벌로 이루어졌다.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다. 소를 닮아 우포(소벌), 홍수 때 나무가 많이 떠내려 왔다고 목포(나무벌), 모래가 많아 사지포(모래벌), 규모가 작아 쪽지벌이다. 산밖벌은 농경지로 만든 것을 원래대로 복원한 막내 늪이다. 쪽지벌 아래 19만 2250㎡ 규모로 조성했고, 탐방로 둘레가 2.8km에 이른다. 산밖벌과 쪽지벌을 잇는 다리도 설치했다. 길이 98.9m, 보행 폭 2m인 우포출렁다리는 우포늪의 명물이다.

우포늪을 탐방하는 방법은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우포늪생태관에서 출발해 ‘우포늪생명길’ 8.7km를 걷는 것. 30분짜리부터 3시간 30분짜리까지 코스가 다양하다. 길이 모두 이어지므로 가고 싶은 만큼 가서 중간에 빠져나가거나 되돌아갈 수도 있다.

우포늪생태관 옆으로 걸어 들어가면 가장 먼저 포플러나무 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안내 지도를 참고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한다. 왼쪽은 전망대, 숲탐방로1길, 따오기복원센터를 거쳐 사초 군락, 목포제방, 소목마을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은 대대제방과 사지포제방으로 향하는 길이다. 자전거는 각각 따오기복원센터 부근과 대대제방까지 갈 수 있다. 쪽지벌은 규모는 작지만 우포늪 전체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간다.

고기잡이배 두세 척이 묶인 소목나루터는 안개 낀 새벽에 특히 몽환적이다. 사지포제방은 일몰 무렵에 찾으면 좋다. 우포와 쪽지벌 사이에 넓게 자리한 사초 군락, 사초 군락에서 목포제방 쪽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우포와 목포의 경계에서 두 늪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목포제방도 주요 탐방 포인트다.

우포늪을 탐방하기 전에 우포늪생태관에서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과 영상으로 우포늪의 사계와 생태 환경도 살펴보자.

여행정보

우포늪(창녕군청): www.cng.go.kr/tour/upo.web